그린 라이프

재밌게 놀았는데
처리는 어떻게 하지?
슬라임 안전하게 버리기

2015년 유튜브를 통해 국내에 소개되어 ‘액체 괴물’ 열풍을 몰고 온 슬라임. 손가락 사이를 미끈미끈 흘러 내려가다 어느새 탱글탱글 뭉쳐지는 슬라임을 만지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바삐 손을 움직이게 된다. 어린이는 물론이고 성인에게도 인기 장난감으로 자리매김한 슬라임을 과연 지구도 유쾌하게 받아들일까?

편집실

국민 장난감 슬라임, 안전성은?

동그란 투명 플라스틱 용기에 담긴 화려한 색의 겔(gel) 제형 물질. 뚜껑을 열고 테이블에 쏟아부으면 스르르 흘러나와 퍼진다. 손으로 이리저리 만지다 보면 어느새 탄성이 생겨 늘어났다가 쪼그라들며 소리를 낸다. 그 용도는 정확치 않지만 분명한 점은 묘한 재미가 있다는 것.

‘슬라임’이라 불리는 이 장난감은 순식간에 엄청난 인기를 얻고 곳곳에 ‘슬라임 카페’가 생겨날 만큼 각광받았다. 지금도 서점이나 대형마트, 문방구 등 어디서나 손쉽게 구매할 수 있으며, 집에서 물풀과 붕사 가루, 물 등 간단한 재료를 섞어 직접 만들 수도 있다. 여기에 작은 스티로폼 구슬이나 반짝이 가루, 플라스틱 모형 등을 넣으면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으로 바꿀 수도 있어 어린아이부터 2030대까지 다양하게 즐겨 찾는 장난감이 되었다. 하지만 자녀를 둔 대부분의 성인은 슬라임을 처음 봤을 때 ‘이거 안전한 장난감일까?’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을 것이다.

인체에는 유해성 매우 낮지만
환경에는 부적합

과거 일부 슬라임 제품에서 독성 물질인 붕소가 유럽 기준치 최대 7배 이상 검출되어 대규모 슬라임 리콜 사태가 있었다. 당시 서울대 보건환경연구소는 한국환경보건학회지에 발표한 논문에서 시중에 유통되고 있던 슬라임 중 판매 인기 제품 30개를 조사한 결과 83%가 넘는 25개에서 기준치 초과량의 붕소가 나왔고,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이 슬라임 190개 제품을 정밀 조사한 결과 76개 제품에서 방부제와 폼알데하이드, 프탈레이트 가소제 등 유해 물질이 검출되었다고 밝혔다.

위와 같은 계기로 슬라임 제품의 안정성 기준이 높아지면서 점점 더 안전한 슬라임들이 출시되었고, 인체 영향 정도를 대폭 낮추어 KC마크를 획득한 슬라임도 등장했다. 하지만 여전히 슬라임 만들기에 필요한 필수 재료는 환경에 영향을 미친다.

최선의 처리 방법은 말려서 버리기

슬라임은 플라스틱이나 종이 등 분리배출 대상이 아니며 무조건 일반 쓰레기에 버리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다. 흐물거리는 특성 때문에 세면대나 싱크대에 물과 함께 흘려보내는 경우도 많은데, 이 경우 정화조를 거쳐 1차 여과된 뒤 오수 배관으로 흘러 들어가므로 잘게 쪼개진 슬라임이 걸러지지 않을 수 있다. 또한 끈적한 성분에 배관이 막힐 수도 있다. 그렇다면 다 사용한 슬라임을 처리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방법은 무엇일까.

슬라임 제작 업체와 슬라임 놀이법을 알려주는 장난감 전문 유튜버 등은 안전한 슬라임 처리 방법으로 건조시켜 버리기를 추천한다. 아이가 출입하지 않는 베란다 등의 빈 바닥에 비닐을 깔고 슬라임을 넓게 골고루 펼친 후 며칠간 말려주는 방법으로, 햇볕이 잘 들어오는 곳에서 건조시키면 더욱 빠르게 굳힐 수 있다. 바닥 접촉면까지 충분히 건조되면 잘 떨어지는데, 완전히 굳은 것이 확인되면 가위로 적당히 잘라 종량제 봉투에 넣어 배출하면 된다.

환경부 종량제 봉투는 소각장에서 고온 소각하고 배기가스 배출을 철저히 방지하므로 집에서 개인이 슬라임을 소각하거나 수분이 있는 상태로 버리기보다 건조시켜 종량제 봉투에 배출할 것을 권장한다. 조금 번거로운 과정이 될지라도 아이와 함께 환경에 대해 이야기하며 함께 처리 작업을 해보는 것도 환경을 위한 한 걸음이 될 것이다.

슬라임 제작 재료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물풀(액상 풀)

특징 : 폼알데하이드 함유

환경에 미치는 영향 : 물에 잔류, 발암물질

붕사 가루

특징 : 염기성 물질, 액체를 빨아들여
젤리 상태로 변환

환경에 미치는 영향 : 풀어지지 않음, 미세플라스틱과 같이 쪼개져 수중에 떠다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