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는 7월은 냉방기구의 사용이 늘면서 각 가정의 전기 사용량이 크게 증가하는 시기다. 하지만 지난 5월 시행된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으로 인해 가계의 부담이 커졌다. 전기요금 걱정 없이 알뜰하게 여름 나는 법을 알아보자.
글 편집실
정부는 지난 5월 16일부터 ㎾h당 8원의 가정용 전기요금 인상을 시행했다. 4인 가구를 기준으로 평균 기존보다 약 5,000원가량의 추가 요금 부담이 예상된다.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금액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지난 1월 13.1원을 인상한 것에 이은 두 번째 요금 인상인 데다 고물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가정의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기상청이 올여름 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것으로 내다보면서 ‘냉방비 폭탄’이 우려가 아닌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도 많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꼭 확인하기
가정에서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전기요금 아끼는 방법 중 하나는 사용하는 가전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확인하는 것이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이란 가전제품을 1~5단계로 나눠 에너지 소비효율을 표시하는 제도로 1992년에 시작됐다. 1등급 효율이 가장 높고 5등급은 가장 낮다. 1등급 제품은 5등급과 비교했을 때 약 30~40%의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우리가 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에어컨, 냉장고, 세탁기, 청소기 등 29개 제품이 효율관리대상 제품이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스티커에는 소비전력량과 이산화탄소배출량등이 표시돼 있고, 1년간 사용할 경우 예상되는 전기요금도 적혀 있다.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이 점점 강화되면서 예전 기준으로는 1등급이지만 지금 기준으로는 2등급, 3등급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최근에 만들어진 1등급 제품의 에너지효율이 가장 뛰어나다. 특히 오랜 시간 사용하는 가전제품일수록 에너지소비효율등급을 꼭 따져봐야 한다.
에어컨 효율적으로 가동하기
전기요금이 걱정된다고 30도를 웃도는 무더위에도 에어컨을 틀지 않고 지낼 순 없다. 이럴 때 에어컨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실천해보자. 우선 에어컨을 틀기 전 필터 청소를 하는 것이 좋다. 에어컨 필터에 먼지가 껴 있으면 희망 온도까지 낮추기까지 전력소모가 크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에어컨을 오래 켜고 있으면 전기요금이 더 많이 나올 것 같다며 켜고 끄는 것을 반복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는 전기요금을 줄이는 데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오히려 에어컨을 가동할 때 낮은 온도와 강풍으로 설정하는 게 좋다. 희망 온도에 빠르게 도달해야 실외기 작동이 줄어든다. 내부 온도가 시원해졌다면 희망 온도를 올리고, 공기 순환을 도와 냉방 효과를 주는 서큘레이터나 선풍기를 함께 사용하면 전기 사용량은 줄이고 시원함은 그대로 유지할 수 있다.
정부 정책 활용하기
정부 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전기요금의 부담을 더는 방법도 있다. ‘에너지바우처’란 누구나 평등하게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도록 전기, 도시가스 등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정책이다. 노인·영유아·장애인·임산부·중증질환자, 희귀질환자, 중증난치질환자·한부모가족·소년소녀가정을 대상으로 일정 금액을 지원해준다. 겨울철엔 난방비를 지원해주는데, 겨울 바우처 일부를 여름 바우처로 당겨쓰는 것도 가능하다. 주민등록상 거주지 읍·면·동 행정복지센터나 복지로 홈페이지(www.bokjiro.go.kr)에서 신청할 수 있다.
한전에서는 사회적 보호를 필요로 하는 가정의 전기요금을 할인해주는 복지할인 요금제를 시행 중이다. 세 자녀 이상의 다자녀 가정이나 주민등록표상 가구원 수가 5인 이상인 가구는 월 1만6천 원 내에서 전기요금의 30%를 할인받을 수 있다. 한전 홈페이지(cyber.kepco.co.kr)나 상담 전화(국번 없이 123)를 통해 신청할 수 있고, 아파트 거주자는 관리사무소에 신청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