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부탁해

당신이 입은
에코 퍼(eco fur) 자켓
진짜 에코 프렌들리일까?

리얼 퍼 못지않은 스타일과 보온력으로 젊은 층의 겨울철 트렌드 패션이 된 에코 퍼. 환경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조금 더 깊이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진짜 에코 프렌들리인지 알아보고 따져보자.

편집실

비건 트렌드 10년 차 여전한 강자 에코 퍼

2015년 동물 학대를 이유로 모피 업계에 대대적인 변화가 일어났다. 밍크를 통한 리얼 퍼(real fur) 생산에 대한 격렬한 반대가 이어졌고, 이후 인조털을 뜻하는 페이크 퍼(fake fur) 혹은 에코 퍼(eco fur)가 개발되어 대중들에게 각광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구스 다운과 덕 다운 등 패딩 점퍼의 동물형 충전재 역시 친환경 소재로 대체되었으며, 기능을 보다 강화해가며 업계에서도 이러한 상품들의 친환경적 의미와 우수한 기능에 대해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식생활뿐 아니라 뷰티, 패션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동물 실험을 하지 않고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확장된 ‘비건 트렌드’는, 환경에 대한 의식 수준이 높아지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점점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다양한 제품들이 등장하는 중에도 에코 퍼는 변함없이 친환경 제품의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 중이다.

친환경이란 이름 뒤의 두 얼굴

동물 복지를 실현하고 지구 생태계를 보존하자는 뜻에서 시작된 에코 퍼 개발과 생산은 사실 절반의 성공밖에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받는다. 에코 퍼라는 용어 대신 페이크 퍼와 인조 퍼로 더 많이 불리는 이유는 생산 과정에서 플라스틱 화학 물질이 대량 유출되어 생태계 오염을 심화하는 부작용을 낳았기 때문이다. 세계 섬유 생산량의 50%를 차지하는 폴리에스터는 대표적인 화학 섬유 중 하나이며, 이는 플라스틱 원재료와 같아 썩는 시간이 길고 소각 시 온실가스를 발생시킨다. 또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합성 섬유가 혼합된 소재의 옷 1kg을 세탁할 때 평균 67만 5,000개의 미세플라스틱이 배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더해 저렴하게 생산된 의류들은 소비 회전율을 높이며 엄청난 양의 의류 쓰레기를 발생시키고 있다. 패스트 패션의 유행으로 지구 곳곳에 수천만 톤의 의류 폐기물이 하루가 다르게 쌓여가면서 또 다른 환경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친환경적 패션 소비

합성 섬유 대신 천연 섬유를 사용한 의류를 구매하면 그나마 환경에 도움이 되지만, 옷의 관리와 보관이 무척 까다롭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천연 섬유인 면을 만들기 위해 목화 생산 시 사용되는 농업용수의 양도 무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선택 가능한 친환경적 패션 소비에는 어떤 방법이 있을까?

우선 소비를 줄이는 것이 첫 번째이다. 소비 주체로서 친환경적 활동을 하는 가장 손쉬운 방법은 충동구매나 단발적 목적의 의류 소비를 대폭 줄이는 것이다. 플라스틱 쓰레기 자원을 재활용한 재생 플라스틱 섬유원단의 제품을 선택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그리고 구매한 옷을 잘 관리하여 오래 입는 것이 환경도 지키고 주머니도 지키는 일석이조의 현명한 소비 생활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