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건강하게

A 씨는 생후 3주 된 신생아를 안고 병원을 찾았다.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부터 아기가 오른쪽으로만 얼굴을 돌리고 있다고 느꼈는데, 집에 와서도 오른쪽으로만 고개를 돌리고 있고 수유할 때나 재울 때 왼쪽으로 고개를 돌리려고 하면 울음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왼쪽 목에 강낭콩만 한 멍울도 만져졌다. 진단 결과 A 씨의 딸은 좌측 목의 ‘선천성 근성 사경’으로 진단받았다.

비뚤어진 고개, 사경

사경은 고개가 똑바르지 않은 것을 말한다. 정상 두위는 두 눈의 연결선이 지면의 각도와 평행한데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어 있거나 돌아가 있으면 사경을 의심해볼 수 있다. 사경의 종류는 여러 가지인데, 신생아의 목 한쪽에 멍울이 있거나 목이 두껍게 만져지고 멍울이 있는 쪽으로 고개를 잘 돌리지 못하는 근성 사경이 가장 흔하다. 특별한 원인 없이 사경이 발생했다가 운동기능이 발달하면서 저절로 호전되는 자세성 사경도 흔히 발생한다. 안성 사경은 상사시가 있거나 안구진탕이 있는 경우 나타날 수 있으며 목뼈 구조에 이상이 있거나 뇌간의 기형이나 종양에 의해서도 사경이 생길 수 있다.

가장 흔한 근성 사경은 임신 말기에 아기의 자세나 분만과정에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유전적인 요인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은 매우 낮다. 아이가 사경인지 알 수 있는 방법은 누워 있을 때 한쪽으로만 고개를 돌리려고 하거나 목의 흉쇄유돌근에 멍울이 만져지는 것이다. 이는 가장 흔한 근성 사경의 증상이다. 아이가 목을 가눌 수 있을 때에는 고개가 한쪽으로 기울거나, 고개가 돌아가 두 눈이 수평을 이루지 못할 경우에 의심해봐야 한다. 또 고개를 한쪽으로만 돌려 한쪽 머리가 납작해지는 사두가 동반될 경우에도 의심할 수 있다.

반드시 치료가 필요한 증상

임신 말기에는 태아가 커지면서 자궁이 작아지는데, 이때 목이 손상되면서 사경이 생긴다고 알려져 있다. 이때 목뿐만 아니라 다리까지 눌리게 되면 다리의 방향이 틀어지는 고관절 이형성증을 동반할 수 있다. 선천성 근성 사경을 가진 아이의 약 5~10%에서 고관절 이형성증을 동반한다고 밝혀져, 필요시 고관절 검사를 함께 진행한다. 근성 사경은 자연 치유되는 경우는 없다. 사경을 방치해서 고개가 계속 삐뚤어져 있으면 골격 변화나 안면 비대칭, 척추측만증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

조기 발견, 조기 치료가 중요

사경은 대부분 운동요법만으로도 좋아질 수 있다. 운동요법은 짧아진 흉쇄유돌근을 스트레칭해 길이를 연장하고 반대쪽 근육을 강화해 양측의 균형을 맞추는 치료를 병행한다. 치료 경과는 얼마나 조기에 치료를 시작했느냐, 얼마나 적절히 운동치료를 받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생후 2~3개월에 치료를 시작하면 약 80%는 운동치료만으로도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돌이 넘어서면 운동치료가 힘들어질 뿐만 아니라 효과가 감소해 근육을 늘이는 수술을 해야 할 수도 있다.

평소 아이를 안을 때 고개를 사경 쪽으로 돌려서 안아주고 터미타임(Tummy Time)을 많이 가지면서 장난감 등을 이용해 사경 쪽으로 고개를 돌리도록 유도한다. 모유수유를 할 때는 사경 측이 엄마의 가슴 쪽으로 오도록 안아서 수유하고, 젖병 수유를 할 때는 사경측이 바깥쪽으로 오도록 안고 사경 방향에서 젖병을 물려 고개를 돌리도록 유도할 수 있다. 집에서 스트레칭이나 강화훈련을 시켜줄 때는 수유 후 1시간이 지나면 시행하고 아이의 얼굴색이 변하거나 심하게 저항하면 잠시 쉬었다가 한다. 고개가 똑바로 유지되고 양측으로 잘 보면 치료를 중단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중에 10% 정도는 자라면서 재발할 수 있으므로 목뼈가 가장 많이 자라는 36개월까지는 추적 관찰을 해야 한다.

이런 증상이 있다면 체크!

□ 아이가 누워 있을 때 항상 고개가 한쪽으로 돌아가고

□ 한쪽 목이 두꺼워 보이거나 멍울이 만져지고

□ 고개를 한쪽으로 기울이거나 얼굴이 돌아가 있으면, 사경을 의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