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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후에 독서를 해야 하는
5가지 이유

노후는 인생에서 풍요로운 시기이다. 지금까지 축적된 삶의 경험을 넉넉하게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풍요로운 노후를 위해서는 마음을 돌보는 활동이 특히 중요하다. 독서는 마음을 돌보는 활동으로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한 방법이다. 노후에 독서를 해야 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살펴본다.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장

1. 인지기능 유지·향상

나이 들수록 인지기능은 서서히 저하된다. 이는 어찌 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그러나 어느 선을 넘으면 상황은 급반전한다. 죽음보다 무섭다는 치매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비극을 피하려면 인지기능의 유지와 향상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독서는 인지기능 저하를 늦춤으로써 치매 전 단계인 경도인지 장애를 예방하고,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발전하는 것을 방지하거나 늦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책을 읽는 과정에서 두뇌가 지속적으로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두뇌는 새로운 정보를 처리하고, 어떤 사건을 연상하며, 전후좌우를 맞추는 과정을 거치는 동안 활발하게 작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에 따르면, 규칙적인 독서 습관은 기억력 감퇴를 늦추고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질환의 발병 가능성을 낮추는 것으로 나타났다.

2. 스트레스 감소와 정서적 안정

노후로 가는 길이 아무리 예정되어 있더라도 인생에 큰 변화를 몰고 오는 사건임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노후는 공부와 일로 점철된 지난 세월과는 전혀 다른 세상이다. 은퇴자는 그만큼 새롭고 낯선 삶의 환경에 노출된다. 동물이든 식물이든 환경이 달라지면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낯선 환경에 놓인 동물은 사방을 경계하며 온몸의 털을 곧추세우고, 꽃나무도 햇빛을 골고루 받도록 베란다에 있는 화분의 방향을 바꿔주면 긴장하기 마련이다. 새로운 환경에 처한 생명체는 생존을 모색하거나 적응하는 과정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이다. 같은 생명체로서의 인간도 마찬가지다.

노후에는 새로운 환경 변화와 함께 건강, 돈 문제 등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다양한 요인에 취약해진다. 이런 요인들은 그냥 지나칠 수도 없지만, 그것에 몰두한다고 하여 쉽게 해결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그 고민의 영역에서 잠시 벗어날 때 스트레스를 덜 받고 참신한 해결책도 떠올릴 수 있다. 독서는 책에 펼쳐진 다른 세계로 빠져들게 함으로써 현실의 고민거리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완화해준다. 흥미로운 이야기 속에 빠져들다 보면 일상 속 걱정은 잠시 사그라지고 심리적 안정이 찾아온다. 책 속의 주인공과 함께 동서고금을 넘나들다 보면 나도 모르게 엔도르핀이 샘솟기도 한다. 실제로 독서는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심박수를 낮추며 긴장된 근육을 이완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 지식의 확장

나무는 죽을 때까지 해마다 새로운 나이테를 생성한다. 겉으로 보기에 더는 자라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나무도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에서는 계속 성장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 외연적 확장보다는 내면적 성장이라고 할까! 시인 김수경은 ‘나이테’라는 시에서 서리가 빨리 내리면 겨울이 춥고, 추위를 견딘 나무에 나이테가 생긴다며 이렇게 외친다.

나이테가 많은 나무는 / 더 튼튼하고 뿌리가 깊어진다. / 그런데 왜 / 사람들은 나이가 들수록 / 작아지는가.

더 단단하고 깊이 있는 노후를 위해서는 우리도 나무처럼 성장할 필요가 있다. 인생 후반에도 배움을 멈추지 않아야 한다. 독서는 다양한 주제에 대한 폭넓은 이해를 제공하며, 새로운 기술과 시대 흐름에 대한 통찰력을 길러준다. 역사, 문학, 과학, 경제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 우리는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 이런 지식의 확장은 노년기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대화에 깊이를 더해준다. 그만큼 노후의 지평은 넓어지고 인생의 맛은 숙성된다.

4. 공감 능력 증진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처럼, 누구나 다른 사람이나 조직 등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관계가 단절되면 외톨이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사회적 소외, 즉 다른 사람들로부터 외면을 받으면 외톨이가 될 수밖에 없다. 특히 노후에 외톨이가 되면 고독사 우려가 커진다. 흔히 말하는 꼰대짓은 나이 든 사람이 타인에게 외면받는 지름길이다. 꼰대짓은 타인과의 관계에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행위라 할 수 있다. 내 주장보다는 타인과의 공감에 더 신경 써야만 외톨이를 면할 수 있기 때문에 나이 들수록 타인의 말에 더 귀 기울여야 한다.

독서는 공감 능력을 증진하는 좋은 방법이다. 우리는 독서를 하면서 다양한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한다. 소설이나 전기 같은 책을 읽으면서 주인공의 감정을 이해하고, 그들이 처한 상황에 감정이입을 할 수 있다. 이는 공감 능력을 키우고, 사람들을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특히 노년기에는 공감 능력이 가족관계는 물론 사회적 관계를 유지하고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5. 즐거움과 자기만의 시간 활용

노년기에는 즐거워야 한다. 그 긴 세월을 공부와 일에 몰두하며 견뎌온 것은 나만의 시간을 맘껏 즐길 수 있는 노년기가 있기 때문이다. 독서는 특별한 장비 없이도 어디서나 즐길 수 있는 취미활동이다. 일상생활에서 잠시 벗어나 나만의 시간을 즐기며 책을 읽는 것은 큰 기쁨과 만족을 준다. 이는 단조롭거나 고립된 느낌을 줄 수 있는 노후생활에 큰 활력소가 된다.

독서는 단순한 취미를 넘어 노후의 삶을 더욱 건강하고 풍요롭게 만드는 중요한 도구임을 명심하자. 하루에 몇 쪽이라도 꾸준히 책을 읽는 습관을 들이면 우리는 더욱 지혜롭고 행복한 노년을 맞이할 수 있다. 독서를 통해 삶의 새로운 차원을 경험하고, 매일 새로운 지식과 기쁨을 만끽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