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다미는 이번에도 실망시키지 않았다. 2018년 영화 <마녀>에 출연해 대중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남다른 연기력으로 단숨에 ‘샛별’로 인정받았고, 이후에 출연한 작품에서도 다양한 모습을 선보여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연기가 아닌 캐릭터에 온전히 빠져드는 배우 김다미를 만나보자.
글 남혜연 사진 UAA
‘믿보배’ 김다미에게 ‘명탐정 코난’이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최근 11부작으로 막을 내린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시리즈 <나인 퍼즐>에서다. <나인 퍼즐>은 10년 전, 미결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이자 현직 프로파일러인 ‘이나’(김다미 분)와 그를 끝까지 용의자로 의심하는 강력팀 형사 ‘한샘’(손석구 분)이 의문의 퍼즐 조각과 함께 다시 시작된 연쇄살인 사건의 비밀을 파헤치는 추리 스릴러물.
영화 <범죄와의 전쟁: 나쁜놈들 전성시대>, <군도: 민란의 시대>, <공작>,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을 만든 윤종빈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여기에 주인공 손석구와 김다미를 필두로 황정민, 지진희, 박규영 등 배우들의 카메오 출연으로 화려한 스케일을 자랑한다.
극 중 김다미가 맡은 이나는 명석한 추리력과 뛰어난 통찰력을 지닌 프로파일러이지만 텐션 높은 말투와 삐죽 나온 뒷머리, 안경 등 독특한 방식으로 캐릭터를 표현해 시청자들로부터 만화같다는 평을 받았다.
“처음에는 이나가 현실적이지 않은 느낌의 캐릭터여서 걱정이 많았어요. 이나라는 캐릭터가 가진 특별함이 있다고 생각했죠. 무엇보다 이나만의 만화적이고 동화적인 면모를 보여주고 싶었고, 그런 지점들을 설명할 때 손동작을 많이 쓰는 등 초반부터 공들여 만들었어요.”
만화스러운 캐릭터를 위한 노력
그의 노력이 통했을까. 회를 거듭할수록 김다미의 모습이 일본 만화 <명탕점 코난>과 비슷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연출을 맡은 윤종빈 감독도 김다미를 캐스팅한 것에 대해 "이런 행동을 했을 때 밉지 않은 배우가 누가 있을까 고민했다. 김다미 배우가 가진 맑눈광(맑은 눈의 광인) 느낌, 밉지 않은 건강한 에너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뭔가 독특하고 개성 있는 모습이 건강해 보였다. 김다미 배우가 만화 캐릭터처럼 생긴 것도 작용했다"고 말한다.
"감독님이 만화적인 캐릭터를 보여주기를 원하셔서 이나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여러 가지 소품을 생각해봤습니다. 그동안 해본 적 없는 쇼트커트에 머리띠, 넥타이, 조끼, 안경 등을 사용하는 이나가 됐죠. 머리도 뻗치고 매니큐어도 칠했는데 스태프들이 만화 캐릭터 사진을 겹쳐 보여주면서 코난 같다고들 하더라고요.(웃음) 만화적인 느낌을 잘 살렸구나 싶었죠.“
다양한 도전을 하는 배우
<나인 퍼즐>은 손석구와 김다미의 묘한 캐미스트리에 더해 에피소드마다 단서를 조금씩 내놓으면서 시청자를 속이고, 마지막 화에서 예상치 못한 인물을 범인으로 내놔 화제가 됐다. 김다미 역시 "처음 대본을 볼 때부터 다음 이야기와 범인이 누구인지가 궁금했다"며 이처럼 추리하는 과정이 이 시리즈의 매력이라고 꼽았을 정도다.
“주위에서도 누가 범인인지 많이 물어봤어요. 왜 손톱 색깔이 바뀌냐고, 이유가 있는 거 아니냐고 하더라고요. 결국 저도 범인을 못 맞혔어요. 처음에는 양정호(김성균 분) 팀장이라고 생각했다가 범인을 알았을 때 놀라긴 했죠. ‘어떻게 이런 살인을 여자가 할 수 있지’ 싶어 배제했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구나 생각하게 됐어요.”
김다미와 함께 연기 호흡을 맞춘 손석구는 “아이디어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열정적인 친구”라고 그를 설명했다. 자신이 뭘 하고 싶은지 확고했고, 부자연스러운 걸 안 좋아하고 겉치레가 없는 담백한 배우라고 평가했다. 김다미 역시 “손석구 오빠는 아이디어가 참 많다. 하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굉장히 다양해서 재미있게 와닿는 부분도 많았고 편했다”며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2025년 상반기를 <나인 퍼즐>로 기분 좋게 출발한 김다미는 하반기에도 넷플릭스 영화 <대홍수>와 JTBC 드라마 <백번의 추억> 등에도 등장한다.
“<대홍수>의 공개 일정이 미뤄지면서 3년 만에 <나인 퍼즐>로 인사를 드리게 됐어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자 했는데, 어떻게 비춰졌는지 궁금해요. 김다미라는 배우가 다양한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셨으면 합니다. 앞으로도 후회가 남지 않는 작품을 하는 배우로 성장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