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한 식품 이야기

넘쳐나는 정보 속,
식품영양 정보 이해하고
활용하기

수많은 건강정보 속에서 맞는 것과 잘못된 것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잘못된 정보가 정정되지 않고 남아있으면, 그 정보를 접하는 사람들에게 계속해서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게 된다.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식품영양정보를 이해하고 활용하는 방법을 알아본다.

김경숙 보건교육사회적협동조합 이사장,
나우보건연구소 소장,
연성대학교 겸임교수, 영양사

강사: 여러분, 다음 기사의 일부를 보고 과학적인 사실과 다른 점을 찾아보시겠어요?

<기사 일부>

#미국 보스턴 다 나-파버암 연구소 첸 위안 박사팀이 2005~2018년 진행한 연구에서도, 전이성 대장암 환자 1,171명의 커피 섭취를 분석했더니 하루 두 잔 이상의 커피를 섭취한 환자의 사망 위험이 낮았고 증상 악화가 늦춰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커피 속에 함유된 항산화·항염증 성분이 대장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고 생존 기간을 늘리는 데 기여한 것입니다.

#커피가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이탈리아 밀라노-비코까대 연구에서는 하루 네 잔의 커피를 마시면 폐경 후 암 위험이 오히려 10% 감소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커피는 ‘블랙커피’가 좋습니다. 집에선 핸드드립커피를 내려 마시길 권합니다. 커피 속 콜레스테롤 성분이 필터를 통해 어느 정도 걸러집니다. 핸드드립커피를 내릴 땐 물을 여러 번에 걸쳐 붓는 게 좋습니다. 커피에는 클로로겐산이라는 항산화 성분이 들었는데, 물을 여러 번 나눠 부으면 클로로겐산 함량이 많아집니다.

기사 발췌 : 헬스조선. 2022/9/20, 카페인 때문에 안 좋다? 암 환자가 커피를 마셔야 하는 이유

시민 A: 음, 블랙커피가 좋지 않을 것 같은데 좋다고 한 게 잘못된 거 아닌가요?

시민 B : 클로로겐산이 항산화 성분이 아닌 건가요? 잘 모르겠는데요.

기사 중에 “커피 속 콜레스테롤 성분이 필터를 통해 어느 정도 걸러집니다”라는 내용이 있다. 여기서 잘못된 점을 알아차렸다면 식품영양 지식의 고수라고 볼 수 있다. 정답은 바로 ‘콜레스테롤’이라는 단어가 문제다. 커피는 식물성 식품이므로 동물성 지방인 콜레스테롤이 있을 리 없다. 바꾸어 말하면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식품에만 존재한다. 따라서 커피에 콜레스테롤이 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므로 다음과 같이 바꾸면 올바른 기사가 될 것이다.

정정할 기사 커피 속 콜레스테롤 성분이 필터를 통해 어느 정도 걸러집니다.

바른 기사 커피콩을 고온으로 볶는 과정에서 기름 성분인 카페스톨이 생기는데, 드립커피로 먹을 때 종이필터에 걸러져 95%가 제거된다. 카페스톨은 항산화 작용도 하지만 담즙산의 합성을 방해하기 때문에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 양을 높인다는 연구가 있다. 따라서 종이필터에 거른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콜레스테롤 상승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

기사의 파급력은 잘못된 단어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정보를 제공해 혼란을 주며 나아가 건강관리에도 오해를 낳을 수 있기에 건강 관련 기사는 과학적 검증이 선행된 후 실려야 한다. 식품은 인체에 도움을 주는 화학물질이므로 과학으로 설명해야 하고, 식품영양 정보는 과학 정보이기 때문이다.

콜레스테롤, 무조건 걸러야 할까?

스테롤(Sterol)에 대해서 제대로 알아보자. 학문적으로 스테롤은 지질(Lipid) 중 하나인데, 지질은 상온에서 고체인 지방(Fat)과 상온에서 액체인 기름(Oil)으로 분류하며, 성분에 따라 크게 단순지질, 복합지질, 유도지질로 나뉜다. 단순지질은 중성지방과 지방산, 복합지질은 인지질, 유도지질은 스테롤이 대표적이다. 이 중 스테롤에는 콜레스테롤(Cholesterol)과 에고스테롤(Ergosterol)이 있는데, 콜레스테롤은 동물성 식품에만 들어 있고, 몸 안에는 혈액 속, 부신피질, 간, 뇌와 신경조직 등에 존재한다. 식물성 식품에 들어 있는 에고스테롤은 버섯, 효모 등에 들어 있고, 몸속에 흡수되면 콜레스테롤로 바뀌어 이용된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의 성분으로 피부 건강에 꼭 필요하고, 신경조직과 간, 뇌, 신장 조직에 많은 양이 들어 있으므로 성장기 아동에게는 필수 성분이다. 또한 섭취한 지방이 분해될 때 필요한 담즙산, 부신피질호르몬, 성호르몬을 만들어내며 비타민D 합성에 관여하여 칼슘 흡수를 도우므로 뼈 건강에도 필요하다. 몸속 콜레스테롤은 80% 정도가 몸 안에서 만들어지고, 먹는 것은 20% 정도 차지하므로 음식이 기여하는 정도는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이상지질혈증이 있는 분 중 콜레스테롤을 낮추려고 지방을 안 먹거나 굶는 것은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음식으로 콜레스테롤을 많이 먹으면 간에서 콜레스테롤 합성을 조절하기도 한다. 콜레스테롤 수치가 높은 이상지질혈증이 있다면, 건강검진으로 혈액 속 지질을 관찰하고, 위험요인인 음주, 흡연, 비만, 운동 부족을 개선하고 채소와 과일을 섭취해야 한다. 식사할 때마다 김치를 제외한 나물로 1~2접시, 과일은 하루에 주먹 1~2개만큼 섭취하는 것이 좋다.

건강한 지방 섭취 방법

한국인 영양섭취기준(보건복지부, 2020)에 따르면 성인은 하루 열량의 15~30%를 지방으로 섭취하도록 권장한다. 지방은 양보다는 질 관리가 중요하다. 소기름, 돼지기름, 라면 등을 튀길 때 사용하는 팜유 등은 포화지방이 많아 주의해야 하고, 식물성 기름이나 견과류, 생선 기름에 들어 있는 필수지방산은 혈관 건강에 도움이 된다. 사람마다 근육과 지방의 양, 신체활동, 유전적 요인, 생활습관 등이 다르므로 개별 맞춤형 상담이 필요하다. 이상지질혈증 관리와 건강증진을 위해 상담이 필요한 경우, 지자체 보건소 영양사, 건강검진 기관의 상담영양사, 병원 임상영양사 등을 찾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