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쉼표

시간도 천천히 흐르는 곳
청도에서 만끽하는
여유로운 하루

느리게 걸으며 계절을 느끼기에 좋은 곳이 바로 경북 청도다. 국가유산인 한옥을 둘러보며 조상들의 생활 모습을 상상해봐도 좋고 읍성에 올라 마을을 내려다보며 자연을 만끽해도 좋다. 레일바이크에 올라 잠깐의 스릴을 즐긴 다음 가을이 가득한 유등연지와 운문사를 천천히 걸어보자.

편집실 사진과 자료 청도군청

단풍을 제대로 볼 수 있는 운문사

운문사는 청도군 호거산에 있는 사찰이다. 560년 한 신승이 창건해 여러 차례 중창을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경내에는 관음전, 금당, 대울보전, 만세루, 칠성각 등이 있고, 천연기념물인 소나무와 금당 앞 석등을 비롯해 보물 7점을 소장한 유서 깊은 고찰이다. 사찰 주위에는 사리암, 내원암, 북대암, 청신암, 문수선원 등 5개 암자와 울창한 소나무·전나무 숲이 있어 사찰의 경관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특히 이곳은 신라 삼국통일의 원동력인 세속오계를 전한 원광과 《삼국유사》를 지은 일연이 오랫동안 머물렀던 도량이다. 또 1987년에는 승가대학으로 개칭되어 승려교육과 경전 연구기관으로서 수많은 수도승을 배출해왔다.

국가유산이 있는 섶마리 한옥마을

섶마리란 섶다리가 있는 언덕에 형성된 마을이란 뜻이다. 섶다리는 동곡에서 신지리로 통하는 다리가 있기 전에 가을이면 나무로 다리를 놓았다가 여름에 큰비에 떠내려가도록 한 것을 말한다. 섶마리 한옥마을은 신지리에 있는 밀양 박씨 집성촌이자 고택이 밀집한 마을로, 운강고택과 선암서원을 위시하여 기와집 약 40동이 있다. 운강고택은 안채와 사랑채가 별도로 ㅁ형인 대주택으로, 짜임새 있는 구조와 필요에 따라 세분된 각 건물의 평면 배치, 합리적인 공간 구성 등이 한층 조화로운 상류 주택이다. 만화정은 운강고택의 부속 건물로, 동창천을 끼고 울창한 숲 언덕에 서남향으로 배치되어 동창천이 내려다보인다. 주변 경관이 아름답고 건물 또한 견고하고 섬세하다. 6.25전쟁 때 이승만 대통령이 피난민들을 격려하기 위해 동창천에 왔을 때 숙식했던 곳이기도 하다.

맑은 공기를 맞으며 달리는 청도 레일바이크

청도 레일바이크는 청도읍 유호리와 신도리를 잇는 왕복 5km의 레일바이크, 아치형 보도교인 은하수다리, 테마산책로와 시조공원 등이 조성되어 있는 테마파크다. 인근에 새롭게 조성된 자전거 공원과 캠핑장이 함께 어우러져 자연 생태공원과 레저산업이 결합된 체험형 관광지로 거듭났다. 레일바이크는 4인승이며 페달이 모두 부착되어 있어 4인이 함께 페달을 밟으며 즐길 수 있다. 순환형 레일바이크라 돌아오는 턴테이블에 쉼터도 마련되어 있고 약간의 오르막 구간은 자동화시스템으로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어 누구나 레일바이크를 즐기기에 무리가 없다. 청도의 맑은 공기, 깨끗한 물, 시원한 바람과 함께 달리다 보면 어느새 환하게 웃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둘레길이 주는 여유 유등연지

신라지(新羅池)라고도 불리는 유등연지는 오랜 역사를 간직한 저수지로, 청도관광 9경 중 제7경이다. 연꽃은 모헌 이육 선생이 무오사화로 인하여 이곳에 은거하면서 심었다고 전한다. 유등연지는 약 6만8,099㎡(2만600평) 규모로, 연의 싱싱하고 넓은 잎이 못을 덮어 푸른 바다를 이룬다. 여름이면 2개월 동안이나 연꽃이 피어 있어 화려한 화단을 이루며 꽃이 떨어진 연 줄기에 맺힌 연밥은 보기만 하여도 탐스럽다. 유등연지 주변에는 70여m 둘레길과 분위기 좋은 카페들이 있어 연꽃을 감상하고 여유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유명하다.

청도의 역사를 간직한 청도읍성

청도읍성은 청도군 중앙부에 위치한 화양읍 선상지에 축성된 남고북저의 석축성으로, 고려 때부터 있었다. 당시의 성곽은 석성과 토성을 혼합해서 쌓아 화양읍 서상리, 동상리, 교촌리를 둘러싸고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동·서·북문이 소실되고 성벽이 파괴 되었다. 그 후 성벽을 보수하고 문루를 다시 짓기도 했으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도시화와 도로 개설로 문루는 철거되고 성벽일부는 훼손되었다. 그러나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아 1995년 경상북도 기념물 제103호로 지정되었다. 청도읍성은 성의 기저부가 전역에 남아 있고, 각종 지리지와 고지도에 자세한 기록이 있어 발굴조사와 고문헌 고증을 거쳐 북문(공북루)을 중심으로 성벽과 옹성 등 성곽을 복원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