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쉼표

오래도록 기억되는 풍경
전북 진안

산간 지역이 대부분이지만 산세가 험하지 않아 ‘진안고원’으로 불리는 전북 진안은 마이산이 대표적인 여행 코스다. 아름다운 자연경관을 펼쳐내는 계곡을 품은 숲과 기암괴석, 하늘로 뻗은 나무가 만들어낸 진안은 오래도록 눈에 담아두고 싶은 곳이다.

편집실 사진과 자료 진안군청

아름다운 광경을 펼쳐 놓은 길, 메타세쿼이아길

전주에서 26호선 국도를 타고 모래재를 구불구불 돌아 올라오면 부귀면 장승에 진입한다. 고개를 올라오느라 힘들었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아름다운 길을 보면 “와~” 하는 탄성이 절로 나온다. 메타세쿼이아가 길게 펼쳐진 아름다운 모습은 자동차의 속도도 줄이게 만든다. 1.6km밖에 되지 않지만 묘한 매력을 갖고 있는 곳이다. 진안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꼽히는 이유가 있다. 자동차 CF를 촬영한 길이고, 영화 <국가대표>에서 주인공 하정우 등 스키선수들이 코치 성동일과 자전거를 타고 달렸던 길이기도 하다. 또 드라마 <내 딸 서영이>에서 천호진이 과거를 떠올리며 걸었던 곳이며, 드라마 <보고싶다>에서 주인공 박유천과 윤은혜가 손을 잡고 눈길 데이트를 하던 곳으로 네티즌들이 <보고 싶다>에서 가장 아름다운 장면으로 꼽은 길이다.

진안을 대표하는 명소, 마이산

진안읍 어느 방향에서 보아도 눈에 들어오는 마이산은 계절마다 이름이 다르다. 봄에는 안개를 뚫고 나온 두 봉우리가 쌍돛배 같아서 돛대봉, 여름에 수목이 울창해지면 용의 뿔처럼 보인다고 용각봉, 가을에는 단풍 든 모습이 말의 귀 같다 해서 마이봉, 겨울에는 눈이 쌓이지 않아 먹물을 찍은 붓끝처럼 보여 문필봉이라 부른다. 마이산은 소백산맥과 노령산맥 경계에 넓게 펼쳐져 있는, 말의 귀 모양으로 생긴 두 봉우리를 가리키며 섬진강과 금강의 분수령을 이루고 있다. 동쪽에 솟아 있는 숫마이봉은 681.1m이며, 서쪽에 솟아 있는 암마이봉은 687.4m이다. 마이산은 전체가 바위로 되어 있으나 관목과 침엽수, 활엽수 등이 군데군데 자라고, 화암굴, 탑군, 금당사 등이 있다. 두 봉우리 사이에 있는 남쪽 계곡에는 돌로 쌓은 수십 기의 마이산 탑사가 있다. 마이산에는 놀이와 휴식에 적합한 관광 등산 코스가 있어 늘 등산객들로 붐빈다.

일주도로가 일품인 인공 호수, 용담호

용담호는 전라북도 진안군 용담면 월계리의 금강 상류에 다목적댐이 건설되면서 생긴 인공 호수다. 용담댐은 진안군의 1개 읍, 5개 면을 수몰시켜 만든 다목적댐이다. 금강 상류의 물을 하루 135만 톤씩 도수터널을 통해 완주군 고산면 소향리 만경강 상류에 공급함으로써 전라북도 전주권의 생활용수를 해결할 목적으로 건설되었다. 이 댐이 건설되고 담수가 시작되면서 용담호는 진안군에서 빼놓을 수 없는 관광 명소가 되었다. 용담호가 관광지로 사랑받는 명소가 된 것은 교량으로 댐 일주도로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용담호 중앙부에 위치해 동서 양쪽으로 호수물이 보이는 태고정(太古亭)은 1752년에 건립된 짜임새 있는 목조건물로, 1998년 현 위치로 이전했다. 용담댐 공원에 있는 물문화관은 물과 사람의 관계를 다양한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한 곳으로, 아이들과 한번 들러볼 만하다.

자연이 만든 절경의 극치, 운일암·반일암

기암절벽의 절경을 그대로 보여주는 곳이 운일암·반일암이다. 진안읍에서 북쪽으로 정천을 거쳐 24km를 달리면 주천면에 이르고 운장산 쪽 주자천 상류를 따라 2km쯤 더 올라가면 운일암·반일암이 펼쳐내는 장관이 시작된다. 운장산 동북쪽 명덕봉(845.5m)과 명도봉(863m) 사이의 약 5km에 이르는 주자천계곡을 운일암·반일암이라 하는데, 깎아지른 절벽에 길이 없어 오로지 하늘과 돌과 나무와 오가는 구름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운일암이라는 이름이 붙었고 깊은 계곡이라 햇빛을 하루에 반나절밖에 볼 수 없어 반일암이라 불린다고 한다. 용소바위, 쪽두리 바위, 천렵바위, 대불바위 등 집채만 한 기암괴석들이 겹겹이 자리 잡고 있으며, 산자락에서 솟구치는 맑고 시원한 냉천수가 그 사이사이를 휘감아 흐르다가 곳곳에 크고 작은 폭포와 소를 만들어 자연이 만든 절경의 극치를 볼 수 있다.

맑은 물과 널찍한 바위에서 힐링할 수 있는 곳, 백운동계곡

백운면 백암리에 있는 백운동계곡은 이름처럼 흰 구름이 자주 덮이는 아름다운 계곡이다. 무더운 여름날에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있으면 에어컨이 부럽지 않다. 수량이 풍부하고, 여기저기 널려 있는 널찍한 암반과 시원하게 쏟아져 내리는 폭포수가 최고라고 손꼽힐 만큼 뛰어난 계곡미를 보여준다. 백운동계곡은 백운면 소재지에서 동쪽 소로길로 접어들어 줄곧 계곡을 옆에 끼고 오르면 된다. 백운동의 압권이라 할 수 있는 점진폭포와 점진바위를 뒤로하고 계속 길을 따라 올라가면, 곳곳에 숨겨진 비경들을 계속 만날 수 있다. 숲 사이로 들려오는 세찬 물소리와 숲 그늘 아래 미끄러지듯 흘러 내려가는 암반 계류가 감탄사를 연발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