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쉼표

한여름
전주에서 찾은 여유

전주는 한옥마을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국내에서 손꼽히는 유명한 여행지다. 갈 곳이 수없이 많지만 전주에 가면 꼭 들러야 할 곳들이 있다. 전주를 있는 그대로 느끼고 알고 체험할 수 있는 명소 다섯 군데를 골라보았다.

편집실 사진과 참고 전주시청 문화관광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전주생태동물원

전주동물원은 동물의 모습을 보여주기만 하는 게 아니라 시설 개선과 행동 풍부화 프로그램을 통해 40년 넘도록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자연 속 생태동물원으로 운영해왔다. 포유류, 어류, 파충류, 조류 등 100여 종에 이르는 다양한 동물이 살고 있는 이곳은 각 동물의 습성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 동물들의 행동과 먹이 활동을 관찰하고 이해할 수 있게 꾸며 놓았다. 넓은 초원에 살며 흙 목욕을 즐기는 코끼리의 습성을 고려해 흙 목욕장이 있는 코끼리사•초원의 숲, 장난기와 호기심이 많은 원숭이들이 나무나 줄을 타고 오르내리며 활기차게 뛰어놀 수 있는 숲이 조성된 원숭이 숲, 나무와 풀숲에 몸을 숨기거나 초원을 달리듯 전속력으로 자유롭게 내달릴 수 있도록 2,644㎡(800여 평) 대지에 마련된 늑대의 숲이 대표적인 공간이다.

한옥마을의 대표 포토존 경기전

경기전은 조선 왕조를 건국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하고 제사를 지내기 위해 지은 건물이다. 도심에 자리한 고풍스러운 건물과 돌담, 우거진 수목이 어우러져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잘 나타내는 장소로 사랑받는 곳이다. 경기전 곳곳에는 홍살문, 외삼문, 대나무숲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사람이 가득하다. 어진박물관을 비롯해 정전, 전주사고, 조경묘 등 다양한 부속 건물에서 경기전의 매력을 한껏 느낄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8시에는 경기전에 얽힌 역사와 이야기를 단막극으로 풀어낸 야간 역사해설 프로그램인 ‘왕과의 산책’을 볼 수 있어 더욱 흥미롭게 즐길 수 있다.

전주의 천주교 역사를 담은 전동성당

한옥마을 초입에 있는 전동성당은 두 성인이 순교한 지 100년이 지난 1891년 봄, 순교터에 본당 터전을 마련해 전교를 시작했다. 초대 주임신부인 보두네 신부가 순교 100주년을 기념해 1908년에 건축을 시작했고, 서울 명동성당을 설계한 프와넬 신부의 설계로 1914년에 완공됐다. 착공에서 성전 봉헌까지 무려 23년이 걸린 것이다. 전동성당은 완전한 격식을 갖춘 로마네스크 양식으로 건축되었으며, 동서양이 융합된 모습으로 호남지방의 서양식 근대건축물 중 규모가 가장 크고 오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성당 앞에 세워진 하얀 그리스도상은 성당의 아름다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고 '한국 최초 순교터'라고 새긴 기념비는 전주의 아픈 천주교 역사를 품은 전동성당의 존재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한옥마을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오목대

한옥마을에서 잠시 쉬어가고 싶다면 오목대에 올라보자.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두고 기와지붕 그늘이 드리운 누각에 앉아 한숨 돌리면서 탁 트인 뷰와 바람을 만끽할 수 있어 카페보다 훨씬 낫다. 오목대 둘레길을 따라 걷다 보면 한옥마을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 포인트가 나온다. 주요 명소를 다 거치고 내려다본다면 다녀온 곳을 되짚어보며 더 색다르게 조망할 수 있다. 해 질녘에 올라가 한옥마을을 내려다보면 오래도록 풍경이 잊히지 않을 것이다.

대한민국 대표 전통시장인 남부시장

전주는 시장의 발상지(1473년)이고, 남부시장은 그때부터 지금까지 계승된, 한국에서 유일무이한 역사적 시장이다. 한국 전통시장의 역사가 곧 남부시장의 역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옛 전주 부성 밖에 형성되었던 장에서부터 시작되어 지역민들의 일상과 함께하며 지금까지 지역 유통의 중심지이자 지역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대 이후부터 인근 한옥마을과 연계해 관광시장으로서 청년몰, 야시장 등 새로운 시도를 하며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