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약 복용

칼슘제
필요하지만 과하면
안 되는 이유

평균수명이 늘면서 뼈와 치아 건강에도 관심이 높아졌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스레 감소하는 골량에 대비하기 위해 칼슘제를 챙겨 먹는 경우도 많다. 칼슘 섭취량이 부족한 경우 칼슘제를 추가해서 복용하는 것이 권장되지만 과하게 섭취하면 다른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칼슘은 우리 몸에서 뼈와 치아를 형성하고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필수 미네랄이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따르면 성인 남녀의 1일 칼슘 권장섭취량은 700mg이며, 50세 이상 여성은 800mg이다. 그러나 2022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성인의 하루 평균 칼슘 섭취량은 약 470mg으로, 권장량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우리 몸에 칼슘이 부족하면, 뼛속의 칼슘을 혈중으로 이동시키는 부갑상선호르몬 분비가 촉진되어 뼛속의 칼슘량이 줄어든다. 이러한 기간이 길어지면 뼈가 약해져서 골감소증을 지나 골다공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칼슘 섭취량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식탁

한국인은 칼슘이 풍부한 우유나 치즈 등 유제품 섭취가 부족하다. 남성은 권장섭취량 대비 67%, 여성은 62% 정도를 섭취하는 것으로 보고된다. 특히 70대 이상 고령층의 섭취량은 권장량 대비 평균 55%대로, 칼슘 부족이 더욱 심각하다. 간혹 골감소증으로 진단받은 후 사골 국물로 칼슘을 보충한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뼈의 구성 성분인 사골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을 것이라는 오해에서 비롯되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식품영양성분 데이터베이스에 따르면 사골국 400g의 칼슘 함량은 14mg에 불과하다. 사골국 2L를 마셔도 하루 권장섭취량의 10%밖에 되지 않으며, 동물성기름과 염분이 많아 오히려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멸치나 말린 새우 등 뼈째 먹는 어류에는 칼슘이 많이 들어 있지만,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양이 적기 때문에 가장 좋은 섭취 방법은 유제품을 먹는 것이다. 그러나 유제품을 소화하기 어려운 경우에는 칼슘제를 처방할 수 있다. 특히 골다공증 예방을 위해 대한골대사학회가 권고하는 칼슘 일일 섭취량은 800~1,000mg이므로, 음식 외에 칼슘제로 400mg 정도를 추가로 보충해야 한다.

칼슘제제 중 일반의약품으로 널리 사용되는 탄산칼슘(칼슘카보네이트)은 총용량 중 칼슘 함유량이 40% 정도이고, 구연산칼슘(칼슘시트레이트)은 칼슘 함량이 20% 정도이다. 칼슘제나 영양제를 선택할 때는 총함량 중 실질적인 칼슘 함량을 고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탄산칼슘은 위산 분비가 감소된 경우 흡수율이 낮아 음식과 함께 복용하거나 식사 직후 복용하는 것이 좋다. 위산분비억제제를 사용하거나 위절제술을 받은 경우는 탄산칼슘 흡수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비해 구연산칼슘은 수용성이어서 위산이 흡수 정도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나치면 질병의 원인이 될 수도

골다공증으로 진단되었다면, 대개 골다공증 약과 함께 칼슘제도 같이 처방받기 때문에 추가로 칼슘 영양제를 복용하지 않아도 된다. 간혹 병원에서 칼슘제를 처방받아 복용하면서, 개인적으로 칼슘이 풍부한 영양제를 추가로 섭취하는 경우가 있다. 전문가들은 일일 칼슘 섭취량이 식이를 포함해 총 1,200mg 이상이면 오히려 혈중 칼슘 농도가 상승해 신장결석이나 혈관 석회화 등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고용량 칼슘 보충제를 섭취하면 심혈관질환의 발병률을 높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 관상동맥경화나 경동맥경화가 있을 때는 칼슘제보다는 유제품 등 음식으로 칼슘 섭취량을 늘리는 것이 안전하다.

칼슘 함량이 높을수록 소화장애나 변비를 호소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식사 중에 칼슘제를 같이 복용하면서 수분 섭취를 늘리고, 위장 장애가 심할 때는 잠깐 복약을 쉬었다가 다시 시작하는 것을 권한다.

칼슘제는 골다공증 예방과 치료, 뼈 건강 유지에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칼슘제를 복용할 때는 개인의 건강 상태와 필요에 맞춰 적절한 용량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과다한 칼슘 섭취는 신장결석이나 혈관 석회화 등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담하여 식이 습관을 바꿔 칼슘 섭취를 늘릴지, 또는 어떤 형태와 용량의 칼슘제가 적합한지를 상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