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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다섯 가지 건강 효과

하지 않는 사람은 있어도 싫어하는 사람은 없는 것! 바로 독서다. 누구나 좋아하거나 최소한 싫어하지는 않지만, 이런저런 일로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다. 연령대가 높을수록 독서율이 떨어진다고 하는데, 독서가 건강에도 좋다면 좀 달라질까?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장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荊棘)’은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속에 가시가 돋는다’는 뜻으로, 안중근 의사가 옥중에서 쓴 유명한 글이다. 여기서 형극(荊棘)은 나무가시를 뜻하는 한자어이지만 힘겹고 어려운 상황이나 고난 등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안중근 의사는 이 말에서 독서를 게을리하면 미래에 큰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음을 경고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독서에 얼마나 진심일까? 문화체육관광부가 발표한 국민독서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걱정이 앞선다. 2023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성인의 종합독서율은 43.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종합독서율은 교과서와 학습참고서, 수험서, 잡지, 만화를 제외한 일반 도서를 단 한 권이라도 읽거나 들은 사람의 비율을 의미한다. 결국, 우리나라 성인 10명 중 약 6명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는다는 것이다. 성인의 연간 종합독서율은 조사가 처음 실시된 1994년에는 86.8%에 달했다. 약 30년 만에 성인의 독서율은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나이가 많을수록 독서율은 더 떨어진다. 20대 이하와 30대의 독서율은 각각 74.5%와 68.0%에 달하지만, 40대·50대·60대 이상의 독서율은 각각 47.9%, 36.9%, 15.7%로 훨씬 낮다.

4050세대는 독서 장애요인으로 일과 책 이외의 매체 이용을 가장 많이 든 것에 비해, 60대 이상은 시력이 나빠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가장 큰 독서 장애요인으로 꼽았다. 책을 읽지 않는 이유는 저마다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하지만 50대와 60대 이상의 독서율이 평균을 크게 하회하는 현상은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시력이 나빠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시력이 나빠 책을 보지 않는다면서도 눈의 피로도를 높이는 전자파를 많이 방출하는 TV 시청과 스마트폰 이용에는 많은 시간을 들이는 게 현실 아닌가. 이제 시각을 달리해보자. 시력을 보호하기 위해서, 즉 눈 건강을 위해 독서를 자제하고 있다면, 독서는 과연 건강에 해로운 행위일까?

독서를 하면 건강해진다

미국에서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리아 타백만(Lia Tabackman)은 비즈니스인사이더에 기고한 글에서 독서와 건강의 관계에 대하여 흥미로운 사실을 전한다. 그녀는 독서가 5가지 측면에서 건강에 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첫째, 독서는 뇌의 연결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2013년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소설을 읽음으로써 뇌의 언어처리를 관장하는 분야 간에 의사소통이 늘어났다고 한다. 미국 뉴욕에 있는 레녹스힐병원의 임상심리사 사브리나 로마노프는 ‘사고, 고찰, 독해력을 필요로 하는 독서는 뇌 속에서 새로운 뉴런의 발생으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독서를 하면 뇌 속에서 뉴런이 만들어진다는 것이다. 뉴런은 뇌 안의 서로 다른 분야 간에 메시지를 보내고 정보를 전달하는 세포를 말한다.

둘째, 독서는 노화로 인한 인지력 저하를 방지해준다는 점이다. 인지력에는 학습하거나 기억하거나 판단하는 능력이 포함된다. 과학자들은 독서가 노화로 인한 인지력 저하를 막아 인지기능을 지킨다고 생각한다. 14년간의 연구 끝에 2020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에 한 번 이상 독서를 하는 사람은 6년 후, 14년 후 인지력 저하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에서 진행된 한 연구에서는 65세 이상의 사람들을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독서와 같은 지적 활동을 하는 사람은 치매 위험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셋째, 독서는 스트레스 수준을 낮춰준다는 점이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30분 정도의 독서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신체와 정신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여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뉴스든 소설이든 강한 감정을 일으키지 않는 읽을거리는 사람을 편안하게 하고 교감신경의 긴장을 가라앉힌다고 한다.

넷째, 독서는 장수의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2017년에 발표된 한 연구에 따르면 독서를 하는 사람의 사망 위험은 독서를 하지 않는 사람보다 20% 정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독서를 한다고 수명이 늘어나지는 않겠지만, 독서가 건강한 생활방식과 관련돼 있어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다섯째, 독서는 기억력과 집중력을 향상해준다는 점이다. 고령의 남녀를 대상으로 진행한 2013년의 연구에서는 독서나 글쓰기 등 정신적으로 어려운 활동에 참여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기억력 저하 속도가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역도가 우리 몸을 강하게 하듯이 독서는 우리의 기억력과 집중력을 단련해준다.

치매 예방책, 독서

나이가 들면 여러 질병에 노출된다. 그중에서도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인지기능을 상실하게 만드는 치매일 것이다.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0~69세 인구의 43%가 치매를 가장 두려워하는 질병으로 꼽았다. 치매는 신경세포 뉴런이 손상되면서 인지기능이 떨어져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서가 뉴런을 생성하고 노화로 인한 인지력 저하를 방지해준다니 이보다 더 좋은 치매 예방책이 있을까! 돈 버는 일에서 해방된 은퇴자라 할지라도 스트레스에서 해방된 것은 아니다. 어쩌면 노후불안이라는 더 큰 스트레스에 시달릴지도 모른다. 젊은 사람이든 나이 든 사람이든 독서가 스트레스 탈출구임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