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약 복용

역류성식도염 치료약,
오래 먹어도 괜찮을까요?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거나 과식, 폭식, 야식을 즐기고 음식 섭취 후 바로 눕는 습관이 있다면 역류성식도염에 걸릴 위험이 높다. 이럴 경우 생활습관을 바꾸면서 치료약을 복용해야 하는데 약에만 의존하면서 장기간 복용하면 다른 질병이 발생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박상민 서울대학교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신물이 올라오거나 속쓰림, 가슴이 타는 듯한 증상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다. 때로는 원인을 알 수 없는 만성기침이나 쉰목소리로 불편함을 겪다가 위내시경검사 후 역류성식도염으로 진단받기도 한다. 우리나라 국민 5명 중 1명이 역류성식도염을 앓고 있다.

생활습관 개선이 우선

역류성식도염을 치료하는 대표적인 약은 프로톤펌프억제제(PPI)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다. 이 약들은 위산 분비를 강력하게 억제하므로 역류성식도염, 위궤양, 위염 등 소화기계질환에 많이 사용된다. 보통 4~8주간 약을 사용하고 증상이 개선되면 중단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음주, 흡연, 카페인 섭취, 기름진 음식, 과식 등으로 인해 증상이 금방 재발할 수 있어 생활습관을 개선해야 한다. 그런데 생활습관 개선은 소홀히 하면서 위산분비 억제제만 수년째 복용하는 경우도 있다. 이처럼 약에만 의존해 오랫동안 복용하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장기간 위산 억제의 부작용

먼저 위산의 역할을 이해해야 한다. 위산은 음식물을 소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단백질 분해 효소인 펩신을 활성화하고, 미네랄을 이온화해 흡수를 돕는다. 위산이 부족하면 칼슘 흡수가 억제되어 골다공증과 골절 위험이 커진다. 연구에 따르면, PPI를 복용한 사람들은 골반골절 위험이 31%, 척추골절 위험이 56% 증가했다. 또 철결핍빈혈이나 비타민 B12 결핍도 나타날 수 있다. PPI를 2년간 복용한 환자는 철결핍 진단율이 3.3배, 비타민 B12 결핍 위험이 65% 증가했다.

위산은 살균 작용도 한다. 음식물에 있는 세균이나 곰팡이를 살균하는데, 위산 분비가 억제되면 세균 감염 위험이 커진다. 위산분비억제제를 오래 사용하면 위장관 내 미생물 군집이 변하여 세균 감염의 위험이 커진다. 소화기 내 세균 증식은 다른 장기에도 영향을 미쳐 위산분비억제제를 사용한 군에서는 폐렴 위험이 20% 이상 증가한다.

위장관암 위험도 높이는 PPI

PPI를 오래 복용하면 위장관암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위산이 부족하면 몸은 위산 분비를 촉진하는 가스트린을 더 생성하는데, 이 과정에서 위점막 세포에 있는 특정 수용체가 자극을 받아 암 발생을 촉진할 수 있다. 또 위산이 부족해지면 세균 증식으로 인해 발암물질인 니트로스아민이 증가할 수 있다.

위산분비억제제는 역류성식도염 증상을 빠르게 완화해주는 효과적인 약이다. 하지만 적정 기간을 넘어서 장기간 사용하면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 의료진과 상의하여 필요한 용량과 기간을 신중히 결정하는 것이 좋다. 일시적으로 증상을 조절하려고 약물을 사용하기보다 금연, 절주, 카페인 섭취 줄이기, 기름진 음식이나 과식 피하기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역류성식도염 치료를 위한 올바른 생활습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