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쉼표

청정 자연의 숨결이
느껴지는 곳... 양구

한반도의 정중앙에 자리한 양구는 자연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어 청정 지역으로 손꼽힌다.
일상에서 벗어나 자연에 몸을 맡기고 싶을 때 양구로 떠나보자. 곳곳에서 만나는 꽃과 풀, 자연과 어우러진 길을 걸으며 생기를 찾을 수 있는 곳이다.

편집실 사진과 자료 양구군청 문화관광

계절마다 다른 꽃을 보여주는 양구 꽃섬

따듯한 봄에는 유채꽃과 철쭉류를, 해가 내리쬐는 여름에는 양귀비와 장미를, 하늘이 푸르러지는 가을에는 하늘색과 대비되는 백일홍과 코스모스, 메밀꽃과 해바라기를 볼 수 있다. 그리고 초겨울에는 흐드러진 억새가 길에 펼쳐진다. 어느 계절에 방문해도 아름다운 꽃길로 맞이해주는 곳이 꽃섬이다. 이곳에서는 귀여운 토끼도 만날 수 있다. 꽃섬의 마스코트 역할을 하는 이 토끼들은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에게 인기 만점이다. 꽃섬은 크게 메타세쿼이아 길, 상록원, 계절원, 아이리스원, 중앙 정원으로 조성됐다. 상록원 옆에는 연못도 있어 정취를 더했다. 섬 하나가 식물원인 듯 꾸며져 있다. 푸른 풀들과 다양한 색감의 꽃들을 보려면 봄과 여름 사이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하는데, 구간을 나누지 말고 섬 전체를 걸으며 천천히 모든 곳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메타세쿼이아 길에서 편안함과 시원함을 느낀다면 꽃밭에서는 알록달록한 꽃들을 보며 따듯함을 만끽할 수 있다

온 가족이 즐거워하는 오감 만족 양구수목원

양구수목원에서는 1,000여 종에 이르는 나무와 식물을 한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양구군 대암산 자락에 있으며 2004년 생태 식물원 조성을 시작으로 DMZ야생동물생태관, DMZ야생화분재원, 목재문화체험관, DMZ무장애나눔길과 생태 탐방로를 만들어 자연 중심의 수목원을 조성했다. 해발 450m 자락에서 자연을 오감으로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양구수목원은 숲의 생태를 관찰하고 다양한 꽃과 나무를 만날 수 있는 ‘숲 키움터’,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가족놀이 공간과 공연장이 있는 ‘숲 놀이터’, 특징별로 다른 꽃을 관람할 수 있는 ‘숲 배움터’로 구성되어 있다. 계곡물이 흐르는 놀이터, 연못 분수와 노천극장 등이 있어 아이들과 함께하는 가족 동반 나들이에 더할 나위 없는 장소다.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화가를 만나는 박수근미술관

양구에서 태어난 화가 박수근은 이름 없고 가난한 서민의 삶을 소재로 ‘인간의 선함과 진실함’을 그리는 데 일생을 바쳤다. 박수근미술관의 가장 큰 매력은 미술관을 위해 자연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 속에 미술관을 그려 넣은 듯한 ‘어울림’이다. 미술관 전체를 천천히 둘러보면 마치 그가 생전에 보고 그렸던 것을 함께 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든다. 나무와 풀숲에 둘러싸여 걷다보면 자연 속에서 박수근의 그림과 삶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미술관 내 박수근 묘소로 가는 길을 걷다 보면 나오는 박수근 파빌리온과 현대미술관에서는 미술관 소장품과 다양한 주제로 기획전이 개최되어 박수근 선생의 작품 이외의 특별전도 감상할 수 있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습지 한반도섬

양구에 있는 한반도 모양으로 생긴 한반도섬은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습지로 만들어져 이색 관광지로 유명하다. 한반도섬은 65m 높이의 타워에서 750m 정도를 짚라인을 타고 이동할 수도 있다. 조금 짧은 거리일 수도 있지만 발 아래에 호수를 두고 바람을 가르며 양구의 공기를 시원하게 느끼는 이색적인 경험을 할 수 있다. 한반도섬을 향해 시원하게 뻗어있는 나무데크길을 따라 걸어 들어가면 물 위를 걷는 듯한 느낌이 든다. 또 하나의 장관은 해 질 녘 바라보는 호수에 비친 노을이다. 공기마저 가라앉은 고요한 시간에 서서히 저물어가는 해가 만들어내는 흉내 낼 수 없는 조명이 장관을 연출한다.

생태·문화·역사가 있는 DMZ펀치볼둘레길

펀치볼이라는 지명은 움푹 파인 분지 형태가 마치 화채 그릇 같아 붙여진 이름이다. DMZ펀치볼둘레길은 지역 특성상 숲길체험지도사를 동반하지 않고는 탐방이 불가능하다. 민간인 출입통제선 내에 조성된 숲길이라 미확인 지뢰 지역과 인접하여 반드시 안내자의 지시사항을 따라야 하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가 이 둘레길을 찾는 이유는 아직 끝나지 않은 전쟁의 아픔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의미를 주는 곳이기 때문이다. 둘레길은 총길이 73.22㎞로, 중급 난이도의 평화의길(4시간), 오유밭길(5시간)과 상급 코스인 만대벌판길(5시간 30분), 먼 멧재길(4시간 20분) 등 4개 노선으로 구성되어 있다. DMZ펀치볼둘레길은 생태·문화·역사적 가치를 인정받아 2021년 산림청이 ‘국가 숲길 1호’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