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츠 5060 라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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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81234에 도전하자!

평균수명보다 10년 정도 짧은 건강수명! 이러다 보니 100세 시대를 살아도 달갑게만 느껴지지 않는 게 현실이다. 과연 99세까지 팔팔하게 살다 사나흘 정도 앓다가 가는 ‘99881234’는 불가능한 것일까? 많은 연구에서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 한다고 권한다.

손성동 한국연금연구소장

어느 날 아버지가 우측 반신마비로 쓰러지셨다. 60대의 한창때였다. 이로 인해 온 집안에 비상이 걸렸다. 젊었을 때 고관절을 다친 아버지는 의사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운동을 소홀히 했다. 그러다 상황이 악화되어 결국 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었고, 가족 면회조차 불가했던 코로나 창궐기에 홀로 외로움과 싸우다 숨을 거두셨다.

한편 옆 동네에 살던 사촌 매형도 아버지에게 전염이라도 된 듯 50대에 우측마비와 맞닥뜨렸다. 그러나 사촌 매형은 사촌 누님과 함께 매일 새벽 동네 산을 열심히 오르내렸다. 낮에는 동네 이곳저곳을 다니며 힘이 없는 오른손으로 온갖 잡풀을 뜯으며 손의 감각을 되살리려 노력했다. 그 결과 1년여 만에 이전 상태를 회복했다.

아버지는 99881234 도전에서 탈락했고, 사촌 매형에겐 그 기회가 남아 있다. 두 분의 차이는 분명하다. 바로 운동이다. 한 분은 몸을 편안하게 한 결과 몸을 더욱 병들게 했고, 다른 한 분은 몸을 불편하게 한 결과 건강한 몸으로 돌아왔다. 두 사례에서 우리는 노년의 평안한 삶은 곧 얼마나 몸을 불편하게 움직이느냐에 달렸음을 알 수 있다.

불편함이 곧 평안함을 불러온다는 다소 역설적인 현실. 과연 위의 사례는 그저 우연의 결과일까, 아니면 과학적으로 증명되는 진리일까?

운동과 좋은 식생활이 건강한 노화 좌우

미국의 터프트대학의 인간건강연구센터에서 실시한 연구결과를 살펴보자. 센터에서는 60세에서 72세의 남성 12명을 대상으로 일주일에 세 번씩 규칙적으로 트레이너의 감독하에 웨이트 트레이닝을 받게 했다. 프로그램이 끝날 무렵 실험에 참가한 노인들 대부분이 연구실에서 일하는 25세의 연구원들보다 더 무거운 상자를 들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만성 질환 치료를 위해 병원에 입원한 90세 이상의 환자를 대상으로 역기를 드는 훈련을 시켰는데, 8주 후 그동안 방치됐던 근육이 300% 이상 강인해졌다고 한다. 이뿐만 아니라 남의 도움을 받아야 걸을 수 있었던 환자들이 밤에 혼자 일어나 화장실에 갈 수 있을 정도로 균형감각과 신체 조정력도 크게 향상되었다고 한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면 저지방에 가공하지 않은 식품으로 구성된 채식 위주의 식생활을 영위하면서 규칙적으로 왕성한 운동을 하면 체지방 비율을 낮게, 근육 대 지방의 비율을 높게, 체중을 건강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일주일에 세 시간 내지 다섯 시간가량 걷거나 다른 형태의 운동을 하는 유방암 환자들은 주로 앉아서 생활하면서 몸을 움직이지 않는 환자들보다 유방암으로 사망할 확률이 50% 정도 낮아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생물학적 지표: 당신이 통제할 수 있는 노화의 열 가지 특성』의 저자인 로젠버그 박사와 에번스 박사는 운동과 몸에 좋은 식생활이야말로 건강한 노화의 관건이라며 다음 내용을 언급했다.

“그간 당신의 몸에 저지른 나쁜 일들을 만회할 수 있는 두 번째 기회가 있다. 당신의 몸은 원기를 되찾을 수 있다. 당신은 정력과 활력과 근육의 힘과 영원히 잃어버렸다고 생각한 유산소 지구력을 다시 찾을 수 있다. 당신이 중년이건 80대가 머지않았건 모두 가능하다. 생물학적 노화의 지표들은 바뀔 수 있을 뿐 아니라 그보다 더한 일도 일어날 수 있다. 어떤 생리적 기능들은 역전될 수 있다.”

『존 로빈스의 100세 혁명』 중에서

꾸준한 실천과 관리가 관건

운동으로 난치병을 극복한 사례는 수없이 많다. 폐와 뼈에까지 전이되어 두 유방을 모두 절제한 미국의 어느 유방암 환자는 철인 3종 경기에 도전하며 철저한 채식과 저지방 식단으로 암을 극복했을 뿐 아니라 미국에서 체력이 가장 좋은 여성 10인에 뽑히기까지 했다.

많은 연구결과는 노화와 노년기의 질병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하는 숙명이 아니라 운동과 건강한 식사로 얼마든지 관리할 수 있는 요소임을 보여준다. 매일 산책을 하거나, 1~2km 정도의 조깅을 하거나, 요가나 댄스 수업을 받는 것도 좋다. 자신의 상황에 맞는 운동법을 찾아 꾸준히 실천하고, 이와 함께 건강한 식단을 병행한다면 누구나 99881234에 도전할 수 있다.

다만 혼자 하면 중도에 포기할 가능성이 높다. 부부나 친구와 함께 하거나,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운영하는 관련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등의 방법으로 의욕을 끌어올리자. 중도 포기만 하지 않으면 건강한 100세 시대를 맘껏 누릴 수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