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에 가면 철쭉꽃이 우리를 반긴다. 봄이 내려앉은 황매산은 핑크빛으로 물들어 있다.
천만 영화 촬영 장소인 영상테마파크도 흥미롭다. 이 외에도 자연경관이 아름답기로 유명한
합천의 여러 명소가 봄기운을 가득 담고 있다.
글 편집실
사진과 자료 경남도청 관광정책과, 합천군청
능선마다 고운 철쭉꽃으로 물든 황매산
철쭉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황매산은 경상남도 합천군에 위치한다. 철쭉꽃은 4월 말부터 피기 시작해 5월 초순 절정을 이룬다. 황매산 철쭉은 해발 800~900m 지점의 광활한 구릉지인 황매평전에 대규모로 군락을 이루고 있다. 산허리를 진분홍으로 물들인 색채가 푸른 하늘과 대비되어 더욱 선명하다. 철쭉꽃은 향은 없지만 꽃의 생김이 화려하여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황매산 꽃길을 옆에 두고 성큼성큼 발을 내딛기가 망설여진다. 하루 중 철쭉꽃이 가장 매혹적인 시간은 단연코 새벽녘 동틀 때다. 저 멀리 떠오르는 태양 빛이 꽃잎에 맺힌 이슬에 반사되어 꽃나무 전체가 반짝거린다. 분홍 꽃이불 덮은 이곳은 그야말로 천상화원이다. 황매산 방문 전 황매산군립공원 홈페이지(https://www.hc.go.kr/hwangmaesan.web)에서 철쭉 개화 현황을 확인할 수 있다.
모든 순간이 즐거운 기억으로,
합천영상테마파크
천만 관객 돌파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와 <택시운전사>,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정답은 촬영 장소가 동일하다는 것이다. 이 작품들 모두가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촬영되었다. 합천영상테마파크는 1920년대에서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하는 시대물 오픈세트장으로 190여 편의 영화, 드라마, 뮤직비디오가 촬영된 전국 최고의 세트장이다. 특히 2022년 74년 만에 개방된 청와대의 인기와 맞물려, 사전 예약 없이 즐길 수 있는 청와대라며 영상테마파크 내 청와대 세트장이 많은 인기를 끌었다. 실제 청와대를 68%로 축소한 크기의 세트장에서 오늘은 나도 영화 속 주인공이 되어볼 수 있다. 청와대 내부의 붉은 카펫 위로 품위 있게 걸어보기도 하고, 브리핑룸에서 멋들어지게 기자 회견도 해보자. 하루가 금방 간다.
소원성취 용바위의 불가사의한 신비로움,
천불천탑
합천 황매산 자락 허굴산에 신비스러운 돌탑과 불상이 가득한 명소가 있다. 천불천탑이라 불리는 이곳은 셀 수 없이 많은 돌탑이 여기저기에 빼곡히 쌓여 있다. 이곳을 더욱 신비스럽게 만들어주는 것은 소원을 들어준다는 용바위다. 용바위는 선사·고대 시대의 기도 흔적인 바위 구멍이 있을 만큼 예로부터 영험한 기도 장소로 알려져 있다. 천불천탑의 주지인 용탑 스님도 용바위에서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후 불법을 설파하기 위해 불탑을 쌓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처럼 신령스러운 곳이니 시험 등 큰일을 앞두고 있다면 마음을 안정시키기 위해 용바위를 들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풍류를 즐기던 장소 함벽루
합천8경 중 제5경인 함벽루는 고려 충숙왕 8년(1321)에 합주지주사(陜州知州事) 김영돈이 창건했으며, 이후 수차례에 걸쳐 중건했다. 우리나라에서 처마의 빗물이 강물로 바로 떨어지는 유일한 누정이다. 남쪽에서 합천읍으로 진입하면 넓은 황강과 금빛 모래사장이 내려다보이는 곳에 강 건너편 매봉산을 등에 지고 자리하고 있다.
대야성 기슭에서 황강 정양호를 바라볼 수 있게 지어져 오래전부터 많은 시인·묵객이 풍류를 즐긴 장소이다. 퇴계 이황, 남명 조식, 우암 송시열 등의 글이 누각 내부 현판으로 걸려 있고, 뒤편 암벽에 새겨진 ‘함벽루’ 또한 송시열의 글씨이다. 함벽루는 정면 3칸, 측면 2칸, 2층 누각, 5량 구조, 팔작지붕 목조와 가로 누각처마의 물이 황강에 떨어지는 배치로 더욱 유명하다.
사계절 마를 날 없는 황계폭포
경상남도 합천군의 용주면 황계리에 있는 폭포이다. 주위의 아름다운 풍경과 잘 어울리는 암벽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경치 또한 절경이라 합천8경 중 하나이다. 절벽 위에서 떨어지는 폭포는 마를 날이 없다. 1단 폭포 아래는 명주실 한 타래가 다 들어가도 닿지 않을 정도로 깊다 하여 용이 살았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옛 선비들은 이 승경에 도취하여 중국의 유명한 폭포인 여산폭포에 비유하기도 했다. 폭포는 2단으로 되어 있고 높이는 20m 쯤 된다. 폭포의 이름은 황계리(黃溪里)에서 유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