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쉼표

역사와 문화를
만끽할 수 있는 도시 수원

수원 하면 화성이 떠오르지만 이 외에도 수원에는 역사와 문화 관련해 즐길거리가 많다. 초봄의 기운이 가득한 화성행궁에서 벚꽃이 흐드러진 황구지천을 지나 아기자기한 재미를 더한 지동벽화마을을 둘러보면 어떨까? 장안공원과 월화원도 수원에서만 느낄 수 있는 정취가 가득하다.

편집실 사진과 자료 수원시청

국내 행궁 중 가장 큰 큐모 화성행궁

행궁(行宮)은 왕이 지방에 행차할 때 머무는 임시 거처로 화성행궁은 왕이 지방의 능원(陵園)에 참배할 때 머물던 행궁이었다. 사적 제478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1789년(정조 13년) 수원 신읍치 건설 후 팔달산 동쪽 기슭에 건립되었다. 정조는 1789년 10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무덤인 현륭원을 옮긴 이후 1800년(정조 24년) 1월까지 12년간 13차례에 걸쳐 수원 행차를 거행했으며, 이때마다 화성행궁에 머물렀다.

화성행궁은 567칸으로 정궁(正宮) 형태를 이루며 국내 행궁 중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일제강점기 낙남현을 제외한 시설이 일제의 민족문화와 역사 말살 정책으로 사라졌다가 1980년대 말, 뜻있는 지역주민들이 복원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꾸준하고 적극적인 복원운동을 펼친 결과 1996년 복원공사가 시작되었다. 2003년 마침내 482칸으로 1단계 복원이 완료되어 10월 일반에 공개됐다.

소소하고 즐거운 길 지동벽화마을

수원에도 예스러운 정취가 가득한 골목이 있다. 창룡문과 남문으로 이어지는 성곽길 아래 연못[지(池)]이 있던 곳이라 하여 ‘지동’이라는 이름을 지닌 동네가 바로 그곳이다. 노후한 골목에 오래된 집들이 늘어선 볼품없던 동네를 2011년부터 2017년까지 예술가와 지역주민, 자원봉사자가 함께 힘을 합쳐 새로 단장한 결과 국내 최대 규모의 벽화마을이 탄생했다. 골목마다 벽화를 그리고 문화를 심는 작업이 이어져 아름답고 걷기 좋은 길이 조성됐다. 다른 벽화마을보다 규모가 크고 좁은 길과 오르막, 내리막길이 많아 좀 더 다채로운 옛날 골목과 집들을 만나볼 수 있다. 낡고 오래된 골목길을 주민들이 앞장서서 변화시킨 덕에 걸으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있으니 한 번쯤 들러보자.

벚꽃이 장관을 이루는 황구지천

수원의 4대 하천 중 하나인 황구지천은 왕송저수지를 기점으로 시작해 나머지 4대 하천인 수원천, 원천리천, 서호천과 합쳐져 화성시와 평택시를 흐른다. ‘큰 고지가 있는 강’이라는 뜻을 가진 황구지천은 자전거길, 휴식광장 등 편의시설이 조성되면서 시민들의 힐링 장소로 떠올랐다.

특히 봄이 되면 황구지천을 따라 줄지어 선 벚꽃나무가 꽃망울을 터트려 장관을 이룬다. 오목천교 부근부터 고색뉴지엄을 지나 솔대공원까지 약 2km가량의 꽤 긴 구간에 벚꽃 터널이 만들어질 만큼 벚꽃으로 가득하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유지하면서 잘 관리되고 있어 봄의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꽤 북적인다.

아름드리나무가 늘어선 장안공원

수원화성 성곽을 따라 장안문에서 화서문까지 550m에 걸쳐 이어지는 장안공원은 1978년에 조성돼 45년 역사를 가지고 있다. 역사가 긴 만큼 오래 된 아름드리나무가 많은 게 특징. 장안공원은 수원화성 밖에 자리한 공원이지만 성곽을 따라 조성되어 성안에 있는 듯한 분위기가 난다. 봄이면 영산홍과 등나무가 꽃을 피워 장관을 이루며, 도심 속 공원이어서 지역주민들이 즐겨 이용하고 수원화성을 찾는 관광객도 많이 찾는 곳이다.

장안공원 산책로에는 초록색으로 칠해진 길이 있는데 화성어차가 지나가는 길이다. 창룡문에서 출발하는 화성어차는 순종이 타던 자동차와 조선시대 국왕의 가마를 모티브로 제작했다고 한다. 화성어차를 타고 수원화성을 둘러봐도 좋고, 산책하듯 느긋하게 성곽길을 걸어도 좋겠다.

중국식 정원 월화원

월화원은 중국 광둥성이 효원공원 서편에 조성한 중국식 정원으로서 광둥 지역 전통 정원의 특색을 살려 건물과 정원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설계됐다. 2003년 10월 경기도와 광둥성이 체결한 ‘우호 교류 발전에 관한 실행 협약’에 의해 한국과 중국의 전통 정원을 상대 도시에 짓기로 약속하였고, 이에 따라 월화원이 2005년 6월 15일부터 조성되기 시작하여 2006년 4월 17일 문을 열었다.

광둥성에 있는 전통 정원인 영남정원과 마찬가지로 건물 창문으로 밖의 정원 모습을 잘 볼 수 있게 배치했고, 후원에 흙을 쌓아 만든 가산(假山)과 인공 호수 등을 조성했다. 또 호수 주변에 인공 폭포를 만들고 배를 본뜬 정자를 세우기도 했다. 곳곳에 한시와 글귀를 새긴 건물은 하얀 가루로 파랑 벽돌과 나무를 연결하는 광둥 지역의 전통 건축양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지붕 접합부는 나무와 벽돌, 석회 조각 등을 사용하였다. 경기도 역시 광둥성 광저우에 있는 월수공원 안에 해동경기원(海東京畿園)을 조성했다. 2005년 12월 문을 연 해동경기원은 전라남도 담양군에 있는 한국 전통 정원 소쇄원을 본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