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배우와 아빠
오대환의 즐거운 1인 2역

사람 좋아 보이는 순박한 표정을 짓다가도 미소를 거두면 별안간 속내를 알 수 없는 악당의 얼굴이 나온다. 선과 악, 두 가지 이미지를 모두 가진 연기파 배우 오대환의 남다른 매력이다

정유진 사진 TCO㈜더콘텐츠온

“아빠는 왜 나쁜 사람만 해?”

7월 5일 개봉한 영화 <악마들>은 잔인한 연쇄살인마 진혁(장동윤 분)과 그를 쫓던 형사 재환(오대환 분)의 몸이 뒤바뀌면서 벌어지는 일을 그린 보디 체인지 범죄 스릴러다. 장동윤과 이번 영화에서 투톱주연을 맡은 오대환은 간절한 마음으로 범인을 쫓던 형사 재환, 그런 그와 몸이 뒤바뀐 엽기적인 살인마 진혁까지 두 명의 캐릭터를 소화했다.

살인마 진혁은 스너프 영화(실제 살해, 모살, 자살 장면을 보여주는 영상물)를 찍는 잔혹한 범죄자다. 극 중 그런 캐릭터성을 일부를 표현하기도 했지만, 실제 오대환은 바늘공포증이 있다고 했다. 영화 촬영 중에도 주삿바늘이 등장하는 장면에선 공포심을 느꼈지만, 그 순간에도 연기에 집중하며 캐릭터로 반응해야 하는 것을 배우의 숙명으로 받아들였단다.

“그런데 우리 딸이 어느 날은 ‘아빠는 왜 나쁜 사람만 해?’ 이렇게 묻는 거예요. 솔직히 얘기했어요. 드라마나 영화에서는 언제나 선과 악이 공존하는데 모두가 착한 역할만 하면 누가 악한 역을 해? 아빠가 악한 역할을 잘하나 봐. 감독님들이 자꾸 써주셔.”

투톱 주연인 데다 서로의 몸이 바뀌는 설정인 만큼 또 다른 주인공인 장동윤과의 호흡이 중요했다. 선배인 오대환은 장동윤에게 서로의 흉내를 내지는 말자고 먼저 이야기했다.

“내가 연기하는 거라 나로 시작하는 게 제일 빠르다. 네가 내가 될 수 없고 내가 네가 될 수 없다. 그냥 진짜 재환이라면, 진짜 진혁이라면 어떨까 생각하고 상황에 몰입해보자. 이러면서 그냥 편안하게 대사를 하자고 했어요.”

박성웅 배우가 말하길
“내 악역 계보 이을 배우는 바로 너”

<악마들>은 오대환이 주연을 맡은 첫 번째 영화 개봉작이다. 그 전에 박성웅과 투톱 주연을 맡은 누아르 영화 <더 와일드>를 찍었지만, 개봉은 <악마들>이 빨랐다. <더 와일드>에서 호흡을 맞춘 박성웅과는 계속해 끈끈한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그 형이 웃긴 형이에요. 넷플릭스 <사냥개들>을 보는 중에 성웅이 형이 허준호 선배님을 죽이는 장면이 나오는데 너무 슬퍼서 눈물이 나더라고요. 제가 과몰입했나 봐요. 화가 나서 ‘형 진짜 나쁘다’라면서 제가 우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문자로 보냈죠. 형이 ‘같이 악역 많이 하는데 왜 오바야?’ 하고 답장을 보내왔어요.”

박성웅은 평소 오대환에게 “내 악역의 계보를 이을 배우는 너”라고 말할 정도로 후배에 대한 애정이 깊다. 오대환은 선배를 닮고 싶지 않다고 사양했지만, 그가 앞서 전한 이야기 속에 악역을 훌륭하게 해낸 선배를 향한 찬사가 슬며시 담긴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다정한 남편이자 사남매의 아빠

오대환은 사남매의 아빠다. 이번 영화에서도 다정한 남편, 아빠의 면모를 보여준 그는 자신이 실제로도 ‘친구 같은 아빠’라고 했다. 너무 친구 같은 나머지 위계질서가 무너졌다며, 요즘은 조금 엄격한 아빠가 돼보려 노력한다는 그의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지금은 중3인 딸아이가 작년에 ‘중2병’이 심했어요. 제 아내가 현명했죠. 몇 번 딸아이와 제가 싸우는 걸 보고는 ‘이렇게 해서 될 게 아니다. 자기만의 세상에서 밖으로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게 부모가 할 역할이다’고 얘기해주더라고요. 그때부터는 가만있었어요. 그렇지만 정말로 이해하기는 어려웠죠. 딸이 기분 좋을 때는 ‘아빠, 아빠’ 하면서 춤을 추다가 한 시간 뒤에는 ‘난 왜 살아야 돼?’ 하더라고요.”

오대환의 사춘기 딸 관찰기(?)는 그 자리에 있던 이들을 폭소케 했다. 그가 말하길 중학교 3학년이 된 딸과 요즘 더욱 친밀해졌단다. 최근에 딸과 일본 영화 <남은 인생 10년>을 함께 보고 왔는데 같이 울었다고 한다.

아내의 남편이자, 네 아이의 아빠. 직업인인 동시에 예술인이기도 한 배우에게 가장이라는 이름이 주는 무게감이 때때로 족쇄처럼 느껴질 수 있을 법하다. 하지만 오대환은 연기만큼이나 가정이 소중하다고 한다.

“연극을 하던 제가 매체로 와서 사랑받고 관심받으니 금전적인 부분에서는 어려움이 없어졌어요. 그런데 어느 순간 뭐 하고 있지, 연기를 왜 이렇게 하고 있지, 생각이 들 때가 있거든요. 어떤 선배님이 그런 얘기를 하셨어요. ‘배우는 너무 가정적이면 잃어야 할 게 많아.’ 그게 무슨 말인지 알아요. 그렇지만 전 연기도 중요하지만 가정도 중요해요. 포기할 건 포기하고 양쪽을 다 잘 지켜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건강소식> 독자에게 한마디

제 몸이 건강해야죠

많은 사람이 송승헌의 변하지 않는 외모에 놀라움을 표하곤 한다. 송승헌은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말에 따라 건강관리에 항상 힘쓴다며 스스로 생각하는 동안 비결에 대해 설명했다.
“스필버그 감독이 ‘좋은 영화를 찍으시는 비결이 뭡니까’라는 질문을 받았어요. 대단한 얘기가 나올 줄 알았는데 ‘제 몸이 건강해야죠’ 하더라고요. 많이 공감했어요. 저도 몸이 재산이라 생각해요. 연기는 제가 해야 하는 것이고, 잘하려면 건강해야 하니까요. 담배는 20년 전에 끊었고 시간이 날 때마다 운동하고 비타민 같은 기초적인 영양제도 챙겨먹어요.”
기본을 지키는 건강 관리가 송승헌의 가장 큰 ‘비결’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