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차근차근 걷다,
아이유

대중문화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시대의 아이콘’ 아이유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감성을 적시는 음악으로, 마음을 울리는 연기로 무대와 스크린을 오가며 절정의 재능을 꽃피우고 있는 그녀를 만났다.

정유진 사진 EDAM 엔터테인먼트

밝고 사연 없는 캐릭터에 갈증 느껴
<드림> 택했죠

4월 개봉한 <드림>은 오합지졸 홈리스 국가대표 선수들의 홈리스 월드컵 도전기를 그린 영화다. <스물>과 <극한직업> 등을 통해 특유의 ‘말맛’을 뽐냈던 이병헌 감독의 신작이다. 영화에서 PD 소민으로 분한 아이유는 홈리스 국가대표 선수들의 도전을 카메라에 담는데, 극본이 없는 다큐멘터리를 극본을 만들어(?) 촬영하는 열정 없고 현실적인 모습으로 웃음을 자아낸다.

“4년 전쯤 출연 제안을 받았어요. 당시에 드라마 작품들을 어둡고 서사가 많고 사연이 많은 캐릭터 위주로 연달아 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밝고 사연 없는 캐릭터에 대한 갈증이 강하게 있었고 소민이라는 캐릭터에 눈길이 갈 수밖에 없지 않았나 싶어요.”

개봉 순서로는 일본의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함께 한 <브로커>가 장편 영화 데뷔작이지만, 촬영 순서로는 <드림>이 사실상의 첫 영화다. 소민의 캐릭터는 아이유의 말처럼 <나의 아저씨>, <호텔 델루나>, <브로커> 같은 작품에서 보여준 캐릭터들과 결이 많이 다르다.

“슬픔이나 사연이 많은 캐릭터를 연달아 연기한 이유가 딱히 있는 건 아니에요. 그건 그때 그 작품들에 마음이 더 갔던 저의 상태가 반영된 선택이죠. 지금은 <폭싹 속았수다>라는 작품을 촬영 중인데 이 작품 속 캐릭터도 밝고 입체적이고 성장이 있어요. 이 작품을 선택한데 <드림>의 영향이 큰 것 같아요. 많이 웃고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에 매력을 많이 느끼게 됐어요.”

아이유는 소민에게 공감을 많이 느꼈다고 했다. 아이유가 해석한 소민은 얼핏 열정이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아주 열정적인 인물이다.

“소민의 전사를 가정해봤어요. 소민이도 분명 열정적으로 세상을 대한 적이 있을 텐데 그때 외면받은 기억이 있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후천적으로 시니컬해졌고 방어기제처럼 ‘난 열정 없는 사람이야’ 생각하게 된 게 아닐까 싶었어요. 전 애초부터 소민이를 열정적이라 생각했기에 공감이 있었어요. 저도 소민이처럼 일할 때 마음속에 불꽃이 있거든요. 욱하기도 하고요.”

번 아웃, 슬럼프? 써놓은 일기 보며 극복

가수이자 배우로서 아이유의 열정은 소민 PD를 뛰어넘는다. 지난해 그는 <브로커>로 칸 영화제에 진출하고 각종 영화제,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고 있는 중에도 콘서트 ‘The Golden Hour: 오렌지 태양 아래’를 열고 팬들을 만났다. 특히 솔로 여가수로서 최초로 잠실주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 것이었기에 의미는 더욱 컸다.

“주경기장 콘서트는 개인적으로도 너무 황홀한 기억이었고, 죽는 순간까지 기억에 남지 않을까 싶어요. 부모님도 오셨고 지인들도 그 콘서트 얘기를 지금까지 해요. 큰 성과였고 잊을 수 없는 순간이었죠.”

가수로도, 배우로도 이처럼 퇴보 없이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답은 단순했다.

“일이 너무 좋고 즐거워요.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좌절은 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프로젝트를 끝낼 때 오는 팬들의 반응과 응원이 달콤해요. 그게 제 인생의 동력이고 행복감을 주는 요인이에요. 일할 때 마음이 편해요. 제가 가장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고요.”

약 15년간 쉼 없이 활동하며 때때로 슬럼프가 올 때도 있지만, 자기만의 방식으로 극복하는 경험도 쌓았다.

“번 아웃이 오면 전에 써놓은 일기를 보는 편이에요. 항상 메모하는 습관이 있거든요. 휴대폰에 메모한 것을 보면서 ‘이건 순간의 감정일 뿐이야’ 하면서 빨리 바깥으로 나가려는 습관이 배어 있어요. 작은 슬럼프가 올 때 거기 오래 매여 있는 편은 아니에요. 좋은 기분이든 나쁜 기분이든 한 가지 기분에 오래 머물러 있는 걸 좋아하지 않아요. 다시 원래 값으로 돌아가려고 노력하죠.”

배우로서의 길을 돌아보면 “운이 좋았다”라는 말밖에 떠오르지 않는다. 연기에 대해 하나하나 배워갈 수 있는 과정이었다. 아이유는 앞으로도 너무 큰 목표를 잡지 않고 지금까지 그래왔듯 오늘을 즐기며 자신의 길을 걸어갈 것이라고 했다.

“하루하루 제 역할을 충실히 하고 나면 뒤돌아볼 때 잘 걸어왔다 생각을 할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웃음) 요즘 제게 가장 힘과 위로가 되는 것은 하루하루의 성취감이에요. 바쁜 시기를 보내고 있는데 하루의 일정을 무사히 마무리하고 계획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 때 큰 성취감을 느껴요.”

<건강소식> 독자에게 한마디

목에 안 좋은 건 다 안 해요~

가수가 본업인 아이유는 목 건강을 위해 목에 안 좋은 건 일단 다 안 한다고 한다. 탄산음료나 술은 거의 안 마시며 카페인, 담배 냄새를 안 좋아하고, 크게 떠드는 것도 안 좋아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체력이 떨어지면 성대도 약해지므로 규칙적인 운동으로 체력 관리도 꾸준히 한다. 좋은 목소리는 몸의 균형과 조화에서 나오므로 체력이 떨어지면 성대근육도 함께 약해지고, 몸이 약해질 경우 감염에 취약해지므로 규칙적인 수면과 식사, 충분한 휴식,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을 쓴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