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산책

고요함과 신비로움을 간직한

영/ 월/

영월 하면 천문대와 박물관이 떠오르지만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 또한 영월로 발길을 돌리게 만든다.
자연이 빚어낸 신비로운 풍경과 고요하고 깨끗한 마을이 영월을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 곳으로 각인시킨다.

정리 편집실
사진 백기광, 송인호, C영상미디어, 문화재청

추억을 만들어주는 섶다리

영월군 주천면 판운리에 있는 섶다리는 강을 사이에 둔 마을 주민의 왕래를 위해 매년 물이 줄어드는 겨울 초입에 만들었다가 여름철 불어난 물에 떠내려갈 때까지 사용하는 다리다. 판운마을회관 앞에 놓여 평창강을 사이에 둔 밤뒤마을과 건너편의 미다리마을을 하나로 연결해준다. 섶다리는 물에 강한 물푸레나무를 Y자형으로 거꾸로 박고, 그 위에 굵은 소나무와 참나무를 얹어 다리의 골격을 만든 후 솔가지로 상판을 덮고 그 위에 다시 흙을 덮어 만든다. 못을 사용하지 않고 도끼와 끌로만 기둥과 들보를 만드는 전통 다리다. 어디를 가든 현대적인 다리가 들어서 있는 요즘 이런 다리를 건너보는 것만도 추억거리가 된다. 다리 건너에는 작은 찻집도 있고 10월 말경에는 섶다리 축제도 열린다.

신비로움을 간직한 선돌

선돌은 영월군 영월읍 방절리 서강 가 절벽 위에 자리한, 마치 큰 칼로 절벽을 쪼갠 듯한 형상을 하고 있는 높이 약 70m의 바위다. 신선암이라고도 불리며 푸른 강물과 층암절벽이 어우러진 경관이 신비롭고 아름답다. 단종이 영월 청령포로 유배 가는 길에 선돌이 보이는 곳에 잠시 쉬었는데 그 모습이 마치 신선처럼 보였다고 해서 ‘선돌’이 되었다는 이야기가 전해 내려온다. 나무 계단을 걸어올라 정상에 다다르면 선돌과 함께 서강 옆에 펼쳐진 조용하고 아담한 마을이 눈에 들어온다. 전망대에서 선돌을 바라보면 마치 신선이 된 느낌도 든다. 또 선돌을 바라보며 소원을 빌면 한 가지씩 꼭 이루어진다고 한다.

붉은 대나무가 눈길을 끄는 젊은달와이파크

젊은달와이파크는 영월군 주천면의 술샘박물관을 재정비해 만든 곳으로, 다양한 현대 미술 작품과 박물관, 공방, 카페가 들어선 복합문화공간이다. 젊음을 뜻하는 ‘영(young)’과 달을 뜻하는 ‘월(月)’을 더해 젊은달와이파크라 이름 지었다. 조각가 최옥영 씨가 공간을 기획해 총 10개의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공간 자체만으로도 예술 작품같은 곳에서 작가들의 다양한 오브제를 만날 수 있으며 기획 전시도 활발하게 열린다. 붉은 대나무, 붉은 파빌리온, 목성 등의 공간을 걷다 보면 작가의 의도처럼 우주 속을 거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한반도를 닮은 한반도지형

영월군 한반도면 옹정리에 위치한 한반도지형은 국가지정문화재 명승 제75호로 지정되었다. 삼면이 바다인 우리 땅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풍경을 전망대에서 한눈에 볼 수 있다. 주차장에서 오솔길을 따라 15~20분가량 걸으면 앞이 탁 트인 곳에 한반도지형이 펼쳐진다. 주변의 강물과 산, 나무가 어우러져 사계절 내내 특별한 풍경을 보여준다. 서강 지역을 대표하는 경관 중 하나로, 평창강 끝에 자리 잡고 있으며 굽이쳐 흐르는 강물의 침식과 퇴적 등에 의해 만들어진 지형이다.

천문대를 모티브로 한 별총총마을

영월군 영월읍 영흥리 일대의 별총총마을은 별마로천문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벽에 별과 별자리를 그린 벽화마을이다. 폐광지역 도시재생의 일환으로 시행한 사업으로 영흥리 주민들도 직접 그림을 그리는 등 지역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조성됐다. 알록달록한 그림으로 마을 분위기가 한층 밝아지면서 찾아오는 사람도 늘었다. 30분 정도면 별총총마을을 다 둘러볼 수 있고 곳곳에 자리한 예쁜 그림 앞에서 인생샷도 남길 수 있다. 작은 집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주택가 별총총마을은 벽화마을로 단장하는 한편 노후된 주택도 정비하는 등 도시재생의 과정을 거쳐 영월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마을로 거듭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