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부탁해

소비는 그만!
환경을 위해 절약하세요

최근 경제적인 이유가 아니라 환경적인 이유로 소비를 줄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잘 버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덜 사고,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을 잘 사용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관점이다. 소비자의 작은 변화가 환경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정리 편집실

보여주기식이 아닌 본질에 집중해야

환경과 소비가 어떤 상관관계가 있다는 건지 의문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환경과 쓰레기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고, 쓰레기는 소비와 직결되는 문제다. 쓰레기가 잘 처리되도록 정해진 분리배출 원칙을 지키는 것도 좋지만, 가장 좋은 방법은 애초에 쓰레기가 생기지 않도록 물건을 사지 않는 것이다.

최근 몇 년 동안 ‘미니멀라이프’, ‘미니멀리즘’처럼 최소한의 물건으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단순히 집 안 인테리어의 문제가 아니라 생활 전반에 녹아들며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취지만 보면 친환경적이지만, 유행이 이어지면서 그 의미가 퇴색하고 오히려 과소비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미니멀라이프를 실천하기 위해 기존에 가지고 있던 물건들을 모두 처분하고 미니멀라이프에 어울리는 새로운 물건들을 소비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의 미니멀라이프 실천, 미니멀리즘의 가치가 담긴 삶이 아닌 ‘미니멀리즘스러움’을 좇았던 것이다.

착한 소비는 없다

패션 업계는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10%, 폐수 발생량의 20%를 차지한다.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7,000톤에서 많게는 11,000톤의 물이 필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패션 업계는 1년을 수십 개의 시즌으로 나눠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인다. 트렌드를 빠르게 반영하면서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패스트패션 브랜드들이 인기를 얻으면서 환경 파괴는 더욱 심해졌다. 빠르게 트렌드가 변화하다 보니 버려지는 옷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대부분은 소각되거나 매립됐으며 개발도상국의 강 한복판에 쌓여 있기도 하다.

친환경의 대명사였던 텀블러는 새로운 애물단지가 된 지 오래다. 일회용 종이·플라스틱 컵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올라 유행으로 번지면서 프랜차이즈 카페들은 너 나 할 것 없이 ‘친환경’이란 이름으로 포장한 텀블러를 선보였다. 특히 두터운 팬덤을 보유한 스타벅스는 2019년 약 266만 개, 2020년 약 298만 개, 2021년에는 무려 약 303만 개의 텀블러를 판매했다. 텀블러를 만드는 데는 일회용 종이·플라스틱 컵을 만들 때보다 더 많은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텀블러 사용으로 환경 보호에 일조하려면 하나의 스테인리스 텀블러를 220회 이상 사용해야 한다는 미국수명주기에너지 분석연구소의 연구 결과도 있다.

에코백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일회용 비닐봉투나 쇼핑백을 대체할 친환경 제품으로 주목받았지만, 어느샌가 패션 아이템으로 자리 잡아 집에 몇 개씩 가지고 있는 사람이 많다. 에코백은 비닐봉지를 제작할 때보다 더 많은 자원이 들어간다는 맹점이 있다. 새로운 제품을 구입하기보다는 이미 가지고 있는 물건을 오래 사용하는 것이 환경에 더 이롭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거절하고 고쳐 쓰기의 습관화 필요

소비의 주체인 소비자가 의식을 갖고 소비해야 한다. 물건을 사기 전 꼭 필요한 것인지 다시 한번 생각하고, 쓰레기가 얼마나 발생하는지 고려해서 구입하면 좋다. 새 제품을 구매하기 전에 고쳐서 쓸 수 있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또 필요한 물건이 아니라면 호의일지라도 선물을 거절하는 습관을 길러보자.

기업과 정부 차원의 정책도 필요하다. 실제로 가전제품은 고장이 나면 수리해서 다시 사용하려고 해도 부품이 없어 새 제품 구매를 권유받는 경우가 많다. 또 고치는 것보다 새로 사는 것이 더 저렴한 경우가 잦고 이는 새 제품 소비로 이어져왔다. 정부와 기업 차원에서 일정 기간 동안은 부품 생산이 보장되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