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만남

반전 가득 팔방미인

김고은

김고은만큼 반전 많은 배우가 있을까. 연기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노래도 잘하고, 노래만 잘하는 줄 알았더니 사람도 좋아 동료·선배의 칭찬이 자자한 ‘인싸’다. 팔방미인 김고은이 한국 뮤지컬 영화에 한 획을 그을 <영웅>(감독 윤제균)에 출연해 원 없이 울고 노래했다.

정유진 사진 CJ ENM

가슴이 벅차올랐던
뮤지컬 <영웅>이 영화로

뮤지컬은 적어도 한국 영화계에서는 성공 전례가 없는, 쉽지 않은 장르다. 하지만 그런 뮤지컬 영화에 출연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 김고은은 반가움을 느꼈다. 좋아하는 장르에 좋아하는 원작, 거기에다 그간 도전해보고 싶었던 ‘시대물’인 점까지, 흥미로운 요소들이 즐비한 작품이었다. 무엇보다 잘할 수 있고 또 좋아하는 노래를 마음껏 부를 수 있는 영화라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영웅>은 한국 영화 최초로 배우들이 연기를 하며 직접 부른 노래를 사용하는 ‘라이브 녹음 방식’을 택했다. 영화에 등장하는 70%의 곡이 현장 라이브 곡이다. “첫 촬영을 해보고 감독님과 제가 동시에 느꼈었죠. ‘이거 진짜 어렵구나.’ 둘 다 처음 해봤으니까요. 그때 감독님과 둘이 ‘자, 우리 이 어려운 작업을 잘해나가 보자!’ 하고 결의를 다졌던 기억이 나요.”

뮤지컬에 이어 영화 <영웅>에서도 주인공을 맡은 정성화는 김고은을 두고 ‘뮤지컬계로 데려오고 싶은 인재’라고 표현할 정도로 그의 실력을 극찬했다. 이는 국내 최고의 뮤지컬 배우가 인정할 만큼 김고은의 연기력과 가창력이 탁월하단 뜻. 하지만 이 이야기를 꺼내자 김고은은 민망해하며 손사래를 쳤다.

“정성화 선배님은 항상 칭찬이 베이스인 분이세요. 그냥 저를 응원해 주시는 말씀인 것 같아요. 사실 뮤지컬 장르는 그렇게 쉽게 도전을 할 수 없는 분야고 무척이나 많은 훈련과 자기 절제가 필요한 분야예요. 무대에 서서 라이브로 노래를 한다고요? 받을 스트레스가 상상도 안 되네요. 그냥 저는 지금이 너무 행복해요.”

한예종 10학번 동기 김성철·이상이

겸손하게 대답했지만, 사실 김고은은 학창 시절부터 뮤지컬에 관심이 많아 뮤지컬 가창을 훈련받았었다. 배우로 데뷔한 후에도 남몰래 뮤지컬 오디션을 본 적이 있다고. 한예종 재학 시절에는 훗날 뮤지컬계에서도 활동을 하게 되는 10학번 동기 김성철, 이상이보다 실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하지만 <영웅>으로 막상 오랜만에 노래를 하게 되니 마음만큼 잘되지 않았다.

“김성철, 이상이에게 ‘내가 시간 맞출 테니 제발 와서 한번 봐달라’고 울고불고 빌었어요. 그때 친구들이 ‘되게 엄살 부린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막상 들어보고 나서는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왜 이렇게 퇴보했어’ 하고 핀잔을 줬어요. <영웅>을 하면서 제가 제일 괴롭혔던 게 바로 그 두 사람이었어요.”

고된 노력의 결과는 빛을 발했다. 영화 속에서 김고은이 연기한 설희는 노래로 누구보다 진하고 뜨거운 감정을 전달한다. 설희는 주인공인 안중근(정성화 분)과 함께 영화 속 또 하나의 축을 이루는 인물로서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산한다. “노래가 곧 대사라는 생각으로 연기했죠. 말이 없는 인물이어서 가사를 대사로 생각하면서 노래를 불렀어요. 감정이 올라오다 보면 음을 내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가사가 뭉개진 적도 많아서 그 부분에서 실수를 없애려고 노력했어요.”

하입보이(Hype Boy) 인기? 연기에 집중

김고은은 최근 짧은 영상 하나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데뷔 10주년 팬미팅 무대에서 요즘 가장 핫한 걸그룹 뉴진스의 <하입보이> 안무를 멋지게 소화해낸 것. ‘진지하게 가수로 데뷔할 생각이 없느냐’는 찬사에 김고은은 웃음을 터뜨렸다.

“‘진지하게’라는 말이 재밌네요. 없어요. 저는 정말 가수도 뮤지컬 배우도 너무 존경스러워요. 그래서 도전할 생각은 없어요. 열심히 연기 할래요.”

<하입보이> 안무 영상 말고도 김고은은 유명한 유튜브 채널 <문명특급>에 출연해 화제를 모았다. <문명특급>에서 그는 이 채널의 진행자인 재재와 환상의 티키타카를 보여준다.

“재재 님이 감사하게 잘 이끌어주셨어요. 어떻게 그 짧은 시간에 캐릭터를 만들어주시는지 신기할 정도였죠. 물론 저도 제가 재밌는 사람이라는 점에 대한 자부심이 있는 것 같긴 해요. 유머 감각이 있다, 치고 빠지는 호흡이 좋다, 말맛을 살린다, 하는 이런 것들?”

지난 2012년 영화 <은교>의 주인공으로 화려하게 데뷔한 김고은은 지난해 데뷔 10년째를 꽉 채웠다. 지난 시간을 돌아보면 감사함밖에 남지 않는다.

“2022년은 정말 감사한 한 해였어요. 청룡영화상에서 데뷔한 해에 신인상을 받았거든요. 그런데 정확히 10년 후에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주연상을 받았어요.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었어요. 또 2022년 한 해에 두 편의 드라마(<유미의 세포들>(시즌 2), <작은 아씨들>)가 모두 사랑을 받은 것도, <영웅>이 3년 만에 개봉하게 된 것도 감사했죠. 참 행복하게 바빴어요. 돌아보면 팬들의 사랑이 주는 힘이 큰 것 같아요. 저를 이렇게 받는 것 없이 사랑해주시는, 그 무한하고 감사한 사랑 덕분에 자꾸 좋은 작품, 좋은 연기로 찾아뵙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 같아요.”

<건강소식> 독자에게 한마디

배우는 체력이 뒷받침되어야
할 수 있어요!

밝고 건강한 이미지의 배우 김고은. 맡는 역할마다 화제를 불러일으키며 전성기라고 해도 될 만큼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현장에서 긴 시간 동안 이어지는 촬영을 견디며 모든 것을 쏟아부으려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체력. 평소 꾸준한 운동으로 체력을 다진다. 오랜 기간 해온 필라테스로 코어 근육을 강화하고, 시간이 없을 때는 그때그때 상황에 맞게 걷기나 스트레칭 등으로 긴장을 풀고 체력을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