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빼기

친환경의 탈을 쓴
그린워싱

최근 소비자들이 친환경에 관심을 갖고, 가치소비를 이어가면서 기업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친환경 콘셉트를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정말 친환경인지 친환경의 탈을 쓴 그린워싱인지 잘 살펴야 한다.

정리 편집실 참고 한국일보 그린워싱탐정 시리즈

친환경 마케팅으로
이미지 변신을 노리는 기업들

최근 제27회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7)와 관련해 뜨거운 논란이 생겼다. 바로 공식 후원사로 코카콜라가 선정된 것이다. 그린피스를 비롯한 많은 환경단체가 “세계에서 손꼽히게 많은 플라스틱을 생산하는 코카콜라가 COP27을 후원하는 건 회의의 목적을 흐린다”며 그린워싱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그린워싱(Greenwashing, 위장환경주의)이란 실제론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해 기업 이미지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코카콜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순환경제 네트워크 엘렌 맥아더재단이 지난 11월 발표한 ‘2022년 글로벌 공약 이행 보고서’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2021년 한 해에만 322만 4,392톤에 이르는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했다.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플라스틱 포장재를 배출하는 기업이 지구의 미래를 위한 회의를 후원하는 것은 기업 이미지 세탁일 뿐이라는 게 많은 환경단체의 주장이다.

많은 소비자가 제품 구매 시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확인하고 환경을 생각하는 가치소비를 실천한다. 2019년 환경부에 따르면 환경표지 인증을 획득한 956개 기업 중 89.1%(825개)의 매출이 평균 20.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제품이라면 일반 제품에 비해 최대 20% 비싸도 구매할 의사가 있다는 한국소비자원의 2015년 조사 결과도 있다. 그렇기에 많은 기업이 친환경 캠페인을 전개하고, 친환경 포장재를 사용한다고 고객들에게 홍보한다. 하지만 허울뿐인 친환경이 아닌지 확인하는 것도 소비자의 몫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규제도 필요

한 해 국내에서 사용되는 일회용 플라스틱컵은 무려 84억 개에 달한다. 국민 한 명당 1년에 약 160개를 사용하는 꼴이다. 지난 2020년 6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 촉진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일회용컵 보증금제 도입을 예고했다. 많은 프랜차이즈 카페가 일회용 플라스틱컵 사용을 자제하자며 다회용컵을 출시했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50주년 기념으로 다회 사용이 가능한 리유저블컵 증정 행사를 열었다. 보기엔 친환경적으로 보이지만 리유저블컵 역시 플라스틱 소재였고, 플라스틱컵 사용을 자제하자며 또 다른 플라스틱컵을 생산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패션업계는 재활용 원료로 생산한 섬유를 활용했다며 ‘리사이클’, ‘에코’, ‘친환경’ 등 다양한 타이틀을 붙여 홍보하고 있다. 하지만 어디에도 재활용 섬유 비율을 표기해놓지 않는다. 한 대기업 계열사 브랜드에 확인해보니 패딩 제품에서는 충전재만 재활용 섬유를 사용하고 나머지 부분에는 일반 섬유를 사용했다고 답했다. 한 화장품 기업은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페이퍼 보틀’을 사용한 제품을 출시했지만 종이로 된 겉면을 가르자 안에는 플라스틱 용기가 있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 기업은 페이퍼 보틀을 사용해 플라스틱 사용량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밝혔지만 그린워싱이라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웠다.

기업의 마케팅이 그린워싱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것이 소비자만의 몫으로 남아서는 안 된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기업의 마케팅을 감독하고 그린워싱을 규정할 기준이 모호하다는 것이다. 유럽연합은 2020년 6월 세계 최초로 환경적으로 지속가능한 경제활동의 범위를 규정한 그린택소노미(Green Taxonomy)를 발표했다. 우리나라도 특정 기술이나 산업이 탄소중립을 위한 친환경에 포함되는지에 대한 가이드라인인 ‘K 택소노미’를 발표하고 시범 적용 계획을 내놨다. 친환경의 탈을 쓴 그린워싱이 계속되지 않도록 정부와 기업, 소비자 모두의 노력이 필요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