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같은 내 새끼

열이 날 때
응급실로 가야 하나요?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감소 추세이나 18세 이하 소아청소년 감염률은 전체 인구의 약 4분의 1로, 아직은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아이가 열이 나면 ‘혹시 우리 아이가 코로나에 감염된 건 아닐까?’ 걱정되어 응급실을 찾는 사례가 많다. 코로나가 아니라도 소아청소년에서 외과적 원인 외에 응급실을 찾은 가장 많은 이유는 발열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열이 나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야 할까?

윤봉식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발열이란 시상하부에 있는 체온조절중추의 작용으로 중심체온이 37.5도 이상으로 상승하는 것을, 고열은 중심체온 38.3도 이상의 열을 뜻한다. 중심체온이란 신체 내부기관의 온도, 즉 심부체온을 말한다. 항문이나 구강(혀 밑) 온도를 측정해야 가장 정확하게 중심체온을 반영하지만, 일반적으로 아이들에게는 이 방법을 적용하기 힘들어 고막체온계나 비접촉 체온계를 사용한다. 반복적으로 측정해 38도 이상이면 고열이므로 해열제를 주는 것이 좋다.

발열은 정상적인 면역반응

발열은 우리 몸이 바이러스나 세균 등에 의한 외부 감염과 싸우기 위한 면역반응이므로 열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발열과 동반된 오한도 체온조절중추에서 체온을 올리기 위해 아이가 춥다고 느끼게 해 말초혈관과 근육을 수축시켜 손발이 차갑게 만들고 떨게 만들어 열을 생산하기 위한 반응이다. 이때 보호자는 아이가 추워하는 것으로 여겨 옷을 덧입히거나 이불을 덮어주는 경우가 있는데, 오히려 체온이 더 오르거나 잘 떨어지지 않으므로 춥지 않게 얇은 옷을 입히고 약간 시원하게 해주면 된다. 고열로 아이가 힘들어하면 해열제를 주고, 땀이 나며 편안해하면 열이 떨어지는 것이니 저체온이 오지 않게 땀을 닦고 젖은 옷은 갈아입히면 된다. 다만 해열제를 주는 것은 감염을 치료하는 것도 아니고 열을 내리는 것만이 목적은 아니다. 열이 나면 면역 염증반응 및 혈관에 영향을 미치는 프로스타글란딘이란 물질이 증가하는데 이 물질이 통증을 유발한다. 해열제는 열을 낮추면서 아이가 이러한 통증 때문에 힘들어하는 것을 완화해준다. 아이가 열이 나도 잘 놀고 잘 먹고 다른 증상(심한 기침이나 구토, 설사 등)이 없다면 일단 경과를 보고, 만약 아파 보이고 힘들어하면 해열제를 먹이고 열이 잘 떨어지는지 지켜본다.

아이가 열이 나도 잘 자고 있다면 일부러 깨워서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 하지만 열이 나면서 많이 처지고 힘들어하며, 보채거나 잠만 자려고 한다든지(잘 자는 게 아니라 끙끙 앓으며 졸려하는 것) 먹는 걸 거부하거나 해열제를 먹여도 고열이 지속된다면 응급실이나 병원을 찾아 진료를 봐야 한다. 특히 3개월 이하 영아에서 고열이 난다면 요로감염이나 뇌수막염, 패혈증 등 입원 치료가 필요한 중한 질환이 원인인 경우가 많아 열이 난다면 바로 응급실이나 병원에 와야 한다.

보통 해열제로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이나 비스테로이드항염증제(부루펜, 맥시부펜 등)이며 6개월 이하 아기들에게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사용하는 것이 안전하다. 열이 잘 안 떨어지면 교차 복용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약을 먹고 보통 30분에서 1시간 정도 지나야 약효가 나타나니, 1시간 정도 지나도 이전 체온보다 오르거나 비슷할 경우 약을 추가하는 것이 좋다. 해열제를 먹고 바로 토했다면 다시 먹이고 만약 먹은 지 30분 정도 지난 후에 토했다면 1시간 정도 지켜보고 열이 떨어지지 않으면 다시 투여해볼 수 있다. 해열제를 잘 못먹고 뱉는 아이에게는 좌약 해열제를 사용해보는 것도 좋다.

해열제가 듣지 않으면?

해열제를 먹이고도 열이 내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응급실로 빨리 가야 할까? 보통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높으면 미온수 마사지나 해열패치 같은 걸 붙이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발열은 정상적인 면역반응이다. 아이가 미온수 마사지를 싫어하지 않고 열성경련 등의 과거력이 있었다면 해열제를 먹이고 미온수 마사지를 해주면 일부 도움을 줄 수는 있다. 하지만 열이 난다고 바로 미온수 마사지를 하면 아기가 보채거나 오한 등으로 오히려 체온이 잘 안 떨어질 수 있고 아이만 힘들어질 수 있으니 해열제를 먹이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경과를 관찰한 후에도 열이 높으면 미온수 마사지를 시도해보는 것이 좋다

아이의 옷을 모두 벗기고 30~33℃ 정도(손을 넣었을 때 따뜻하다고 느끼는 정도 온도)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서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큰 혈관이 있는 부위를 적셔주고 팔다리를 문지르며 닦아주면서 마사지를 해주어 말초혈관의 확장을 통해 체온을 낮추게 도와준다. 간혹 욕조에 아이를 담그거나 찬물로 마사지하는 경우가 있는데 잘못된 방법이며 미온수 마사지도 30분 이상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정리하면 발열은 정상적인 면역반응이므로 두려워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3개월 이하 영아에서 열이 나거나, 고열이 1주일 정도 오래 지속된다든지, 발열과 동반된 다른 증상(기침, 두통, 구토, 복통 등)이 심하거나 호전되지 않으면 응급실을 찾아 원인을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