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빼기

재활용 그 이상!
업사이클링과 프리사이클링

수없이 쌓여가는 쓰레기들이 낯설지 않게 느껴지는 세상이다. 우리나라는 재활용이 의무화되어 있어 분리배출을 진행하고 있지만, 이제 그 이상이 필요한 시점이다. 업사이클링과 프리사이클링은 재활용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쓰레기 감소에 일조하고 있다.

편집실

새로운 가치를 담는 업사이클링

업사이클링은 버려지거나 쓸모없어진 물건을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을 넘어 새로운 가치를 더하고 업그레이드하는 것으로, 우리 말로는 ‘새활용’이라고 한다. 폐방수천으로 가방을 만들어 연간 7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스위스의 국민 브랜드 ‘프라이탁(Freitag)’도 업사이클링 사례의 하나다. 업사이클링은 국내에선 다소 생소하지만 이미 많은 나라에서는 각광받는 고부가가치 산업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가 앞장서 업사이클링에 대한 인식을 널리 확산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서울시는 업사이클링에 대한 환경적·사회적·경제적 인식을 넓히고 업사이클링 기반 산업의 생태계를 만들기 위해 지난 2017년 9월 서울새활용플라자를 개관했다. 이곳에서는 업사이클링 관련 교육, 워크숍, 학술행사 등을 진행하고 입주 업체들이 만든 업사이클링 제품을 구입할 수도 있다. 대구광역시에 있는 한국업사이클센터는 업사이클링 분야의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나가는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한다. 리사이클링 산업의 고도화를 위해 인프라를 구축하고, 역량을 강화하며 산업 활성화를 위한 네트워크를 구축해 새로운 업사이클링 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한국업사이클센터의 목표다. 업사이클링 제품을 판매하는 편집숍부터 업사이클링 전문가를 양성하는 아카데미, 다양한 업사이클링 제품을 만날 수 있는 전시장까지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

기업들도 이런 흐름에 발맞추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폐아이스팩 3,000개를 활용해 쿨매트를 만들어 유기동물 보호센터에 기부했다. 한국타이어는 업사이클링 슈즈 스타트업 브랜드 ‘트레드앤그루브’와 협업해 스니커즈를 선보였다. 작은 흠집 등으로 판매할 수 없는 타이어를 신발 밑창으로 활용했다. 2003년부터 공병 수거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는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특별한 매장을 선보이기도 했다. 공병 23만여 개를 분쇄해 만든 마감재를 활용하여 서울시 종로구 소격동에 ‘공병공간’을 열어 또 다른 제품으로 탄생하는 일반적인 업사이클링을 넘어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쓰레기 배출을 최소화하는 프리사이클링

프리사이클링은 미리를 뜻하는 접두사 ‘프리(pre)’와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로 ‘사전 재활용’이란 뜻이다. 물건을 사용한 후 진행하는 재활용과 달리 물건을 구매하기 전에 미리 환경을 생각해 폐기물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소비 방식을 말한다. 단순히 재활용하는 리사이클링과 새로운 가치를 담는 업사이클링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쓰레기 배출 자체를 최소화하자는 움직임이다. 코로나19 이후 배달과 새벽 배송이 급증해 포장재로 인한 폐기물 증가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프리사이클링에 대한 관심 역시 커졌다.

적극적인 소비자들은 기업에 직접 항의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한 소비자 단체는 통조림 햄은 이미 밀봉된 상태이고, 해외 판매용에는 플라스틱 뚜껑이 없으므로 플라스틱 뚜껑이 꼭 필요하지 않다며 플라스틱 뚜껑과 함께 편지를 보내 없앨 것을 제안했다. 기업은 그 의견을 받아들였고 뚜껑이 없는 제품을 출시하고 친환경 포장재로 바꿨다. 또 롤케이크를 구입할 때 주는 플라스틱 빵칼을 필요한 소비자만 가져갈 수 있도록 하자는 운동도 진행됐다. 2주간 모인 빵칼 300여 개를 제과점 본사에 전달했고, 현재는 전 매장에서 요청하는 고객에게만 플라스틱 빵칼을 제공하고 있다.

기업들도 이런 소비자들을 의식해 앞다투어 포장재를 줄이고 있다. 음료업계는 라벨을 없애 분리배출 편의성과 재활용률을 높이고 있다. 롯데제과는 올해 자사 80여 종의 비스킷류 전 제품에서 플라스틱 트레이를 제거했다. 이로 인해 약 576톤에 달하는 플라스틱 사용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농심은 생생우동 묶음 포장을 비닐에서 밴드로 감싸는 방식으로 변경해 연간 플라스틱 필름 사용량을 10톤가량 줄였다고 밝혔다.

환경보호는 이제 일부 사람들의 특별한 행동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해야할 일이다. 나의 작은 실천이, 기업의 작은 변화가 환경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