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세건강

삶의 질을 좌우하는
노인 눈물기관 장애

2021년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약 850만 명으로 전체의 16.5%를 차지하고 있으며, 2025년에는 20.3%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2036년에는 30.5%에 이를 것이라고 한다. 요즘 노인들은 은퇴 후 젊은 층 못지않게 여가 및 사회 활동을 활발히 하는 이른바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 불린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다양한 안질환의 발병 또한 증가하는데, ‘눈물기관 장애’ 역시 액티브 시니어의 삶의 질을 매우 떨어뜨릴 수 있으므로 상당한 주의가 필요하다.

지용우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용인세브란스병원 안과 교수

먼저 ‘눈물’ 과 ‘눈물기관’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눈물’은 우리 눈의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일차 보호막이자 눈을 부드럽게 하는 윤활유면서, 눈속으로 빛이 깨끗하게 들어갈 수 있도록 해주는 중요한 액체이다. 눈물은 눈물샘에서 분비된 수성액이 대부분이지만, 눈 표면, 즉 각막과 결막에서 만들어내는 점액 물질, 이에 더해 눈꺼풀의 마이봄샘에서 분비된 얇은 기름막까지 모두 포함하는 복합 생체액이다. 노화로 인하여 눈물샘, 각결막, 눈꺼풀 등 어느 부분에라도 문제가 생기면 눈물의 조성은 깨지게 되어 환자는 불편감을 호소하게 된다. ‘눈물기관’은 이러한 눈물과 관련된 눈 주변의 모든 부속기관을 말하는데, 앞서 말한 눈물샘 등 눈물을 만들어내는 기관들뿐만 아니라 눈물이 빠져나가는 하수도인 눈물점과 코눈물관까지 포함한다. 노인에서 ‘눈물기관 장애’는 크게 세 가지로, 1) 눈물이 잘 생성되지 않거나 2) 눈물의 질이 좋지 않거나 3) 눈물 하수도 문제로 눈물이 고이고 넘치는 경우로 나뉜다.

눈물기관 장애의 세 가지 유형

첫 번째 유형은 눈물샘의 노화에 의해 눈물이 잘 생성되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 ‘수성부족형 안구건조증’이다. 눈물은 세 층 구조로 되어 있는데, 그중 눈물샘에서 분비되는 수성층이 약 90%를 차지한다. 따라서 눈물샘이 노화되면 눈물의 절대적인 양이 줄어들기 때문에 눈이 쉽게 마르고 눈을 깜빡일 때 뻑뻑하고 거친 느낌이 든다. 또 눈물의 수성층에는 항균·항염증 성분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것이 부족해지면서 세균 감염뿐만 아니라 눈 표면 각결막의 상처와 염증으로까지 진행돼 심한 통증이나 심할 경우 시력 저하가 생길 수 있다. 눈물샘의 기능은 전신 상태와 관련이 높기 때문에 눈물샘의 기능이 저하된 노인들에서는 특히나 개인의 컨디션에 따라 눈물이 더 많이 줄어들 수 있다. 심한 운동이나 여행으로 육체적 피로가 쌓여도 눈이 더욱 건조해질 수 있으며, 복용하는 약물에 의해서도 쉽게 눈물 분비가 억제되기도 한다. 또 잠을 충분히 못 자거나 정서적으로 스트레스가 많아도 자율신경계의 불균형으로 인해 긴장 상태에 놓이게 돼 눈물이 분비되지 않을 수 있다. 평소 수분을 잘 섭취하지 않거나 신체 운동량이 적은 경우에도 눈물샘이 일을 하지 않게 된다. 노인의 경우 눈 항상성을 유지해주는 눈물이 부족하게 되면 심각한 염증으로 진행될 때가 제법 있는데, 노인들의 각막과 결막은 그 감각신경 역시 둔해져 꽤 손상이 진행되어야 환자가 느끼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노인들은 스스로의 컨디션에 맞추어 필요시 인공눈물을 적절히 사용해 주는 것이 질환을 더 키우지 않는 방법이다. 물론 지나치게 눈물이 생성되지 않는 경우에는 전문의에게 정확한 눈 진찰을 받아야 한다. 또 전신자가 면역질환에 대한 정밀검사 혹은 복용 중인 약물 체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두 번째 유형은 눈물의 양은 충분하지만 눈물의 질, 즉 그 성분이 좋지 않아 눈물이 제 기능을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즉, 눈물이 눈표면에 고르게 발리지 못하거나 부드럽지 못하여 눈꺼풀과 눈 사이에서 윤활유 역할을 전혀 하지 못하는 경우이다. 또 눈물이 금방 공기 중으로 날라가서 말라버리는 ‘증발형 안구건조증’도 눈물의 질이 좋지 않은 경우에 포함된다. 눈물의 막 구조에는 수성층(물) 외에도 점액층과 기름층이 있는데, 점액층(뮤신)은 눈물의 수성층이 눈표면에 고르게 잘 붙도록 하여 눈꺼풀 마찰을 줄여주며, 특히 눈물막이 쉽게 깨지지 않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 점액층은 눈표면인 각막과 결막에서 발현, 분비돼 눈물에 섞이게 되는데, 이러한 각결막세포들이 노화됨에 따라 점액층이 줄어들 수 있다. 특히,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과 같은 디지털기기를 장시간 자주 사용할수록 눈물 속 점액층이 줄어 눈물이 눈표면에 발려도 쉽게 부서져버리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보고된다.

눈물에서 제일 바깥쪽에 있는 기름층은 눈꺼풀의 마이봄샘이라고 불리는 기름샘에서 분비돼 눈물의 수성층 위를 덮게 된다. 기름층이 눈물 위를 덮음으로써 눈물이 공기 중으로 증발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눈이 건조한 환경에서도 쉽게 마르지 않도록 한다. 또 기름이기 때문에 눈물의 윤활유 기능을 해 우리가 깨어 있는 내내 눈을 깜빡이는 데 아무런 불편감을 갖지 않도록 해준다. 그런데 노화가 진행될수록 마이봄샘의 기름층 역시 변성되거나 잘 나오지 않을 수 있으므로 노인 환자에서 눈이 뻑뻑하다거나 금방 눈이 말라서 눈을 감고 있는 것이 편하다는 등의 증상을 일으키게 된다. 그뿐만 아니라, 눈물이 있어도 금세 증발해버리기 때문에 눈물샘에서는 눈표면이 건조하다는 신호를 받게 되고 눈물이 또 나오게 되어, ‘눈물이 나는데 안구건조증’이라는 진단을 받게 된다. 이렇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눈물의 기름층은 눈꺼풀 마이봄샘에서 눈을 깜빡일 때 감았다가 뜨는 순간에 수동적으로 분비된다. 그런데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 등 디지털기기를 사용하면 눈을 약 1/3 이상 덜 깜빡이게 되므로 기름층이 나오지 못하게 되고 정체된 기름층은 마이봄샘 내에서 변성될 뿐만 아니라 마이봄샘마저 손상시킨다. 뒤늦게 불편하여 깜빡거리면 변성된 기름층이 눈물에 섞여 오히려 눈을 불편하게 하고 시야를 뿌옇게 만들기도 한다. 눈을 깜빡일 때 눈꺼풀의 마찰이 더욱 증가하게 되어 모래가 굴러다니는 느낌 등 이물감을 호소하기도 한다. 이러한 일련의 악순환은 청소년에서부터 노인까지 모두 일어날 수 있지만, 고령의 경우 모든 세포와 조직들이 노화되어 있으므로 치료가 어려워질 수 있다.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눈꺼풀의 상태를 체크하고 관리법 등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병원을 찾기 전 예방적·선제적으로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으로는 온찜질이 대표적이다. 온찜질을 하면 눈물의 생성 및 기름층 분비가 증가할 수 있어 훨씬 눈을 부드럽게 할 수 있다. 온찜질과 함께 눈꺼풀 세정을 해준다면 훨씬 부드럽고 맑은 눈물을 형성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세 번째 유형은, 눈물이 눈표면에 발렸다가 코 쪽으로 빠져나가는 부분에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눈꺼풀 내측에는 눈물점이라는 구멍이 있어서 눈물이 코눈물관을 통하여 코 뒤로 배출되어 목으로 넘어간다. 안약을 사용하다 보면 가끔 쓴맛이 느껴지는 경우가 있는데 약물 역시 눈물점을 통해서 코 뒤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이러한 눈물 하수도가 좁아지거나 막히면 눈물이 빠져나가지 못하여 마치 싱크대 하수구가 막혀 넘치듯 눈물이 고이거나 넘치게 되어, ‘실내든 실외든 쓸데없이 눈물이 나는 증상’이 생기게 된다. 나이가 들면서 모든 세포조직이 탄력을 잃게 되고 퇴행성 변화가 생기기 마련인데, 눈물점과 코눈물관 역시 조직의 노화로 ‘눈물점 협착’, ‘코눈물관 협착’ 등의 질환이 발생하여 눈물 배출이 어려워질 수 있다. 눈물이 고이게 되면 시야가 흐려지고 눈곱이 잘 생기며 세균 감염 위험도 높아진다. 이러한 경우, 눈물점을 수술적으로 만들어 주거나 실리콘 관을 삽입하여 눈물 배출의 경로가 유지되도록 하기도 하고, 심한 경우 코눈물관과 비강을 새로 연결해주는 수술을 하기도 한다.

반면, 안구건조증을 치료하기 위하여 눈물점을 실리콘 마개로 일부러 막아서 눈물이 고이도록 하기도 한다. 환자들이 흔히 ‘눈물샘을 막았다’라고 잘못 말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것인데, 눈물점을 막아서 눈물이 눈표면에 더 머물게 하여 안구건조증을 완화하는 치료행위이다. 눈물 배출로가 좁아진 경우에는 세수하면서 눈 내측 꼬리 부분을 검지로 마사지해주는 방법이 있는데, 이미 막혀버렸다면 해결책이 되지는 못한다.

환자의 의지가 필요한 눈물기관 장애 치료

눈물기관 장애는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이 아니기에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이를 겪는 환자들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최대한 단순하게 접근하기 위하여 앞에서 눈물기관 장애를 몇 가지로 분류하여 설명했지만, 실제 환자의 임상 양상과 증상, 소견은 훨씬 다양하고 까다롭다. 그중 노인 환자의 경우는 환자분의 그동안의 인생과 직업, 현재의 생활 패턴, 기저질환, 정서 상태, 영양 상태 등 고려해야 할 부분이 많다. 노인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끈기 있게 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이를 바탕으로 안과적 정밀검사들을 실시하여 가장 주가 되는 문제점을 찾아서 전문적인 치료를 시작하게 된다. 최근 60대 이상의 유튜브 시청 시간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스마트폰 사용률, 사용시간 역시 매년 급증하는 추세를 보인다고 한다. 환경, 스마트폰 사용 등 외적인 부분을 교정하려는 환자의 의지가 수반되어야 눈물기관 장애를 치료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