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에 만난 아름다움
강진
시원하게 펼쳐진 바다와 섬, 푸르른 향을 간직한 차밭, 여기에 주옥같은 시를 남긴 영랑의 생가와
다산 정약용 선생이 유배 시절 머무른 다산초당까지. 강진은 완벽한 여행지다.
한여름 더위도 아름답게 간직될 강진 여행길을 소개한다.
글 편집실 자료 강진군청
영랑의 시혼이 살아 숨 쉬는 영랑생가
영랑 김윤식 선생(1903~1950)은 남도 사투리를 음악성 있는 시어로 표현한 서정시인이자 단 한 줄도 친일 문장을 쓰지 않은 민족시인이다. 1950년 9월 29일 작고하기까지 주옥같은 시 80여 편을 발표했으며 1930년 3월 창간한 동인지 <시문학>을 중심으로 박용철, 정지용 등과 더불어 현대시의 새 지평을 연 인물이다. 선생은 생애 87편의 시를 남겼으며 그중 60여 편은 일제강점기에 창씨개명을 거부하고 이곳 영랑생가에서 썼다. 영랑생가는 1948년 영랑이 서울로 떠난 후 몇 차례 전매되었으나 1985년 강진군에서 매입해 관리해 오고 있는데 안채는 일부 변형되었던 것을 1992년에 원형으로 보수했고, 철거되었던 문간채는 영랑 가족들의 고증에 따라 1993년에 복원했다. 생가에는 시의 소재가 되었던 샘, 동백나무, 장독대, 감나무 등이 남아 있으며 모란이 많이 심어져 있다.
조선 실학이 꽃핀 다산초당
강진만이 한눈에 들어오는 만덕산 기슭에 자리한 다산초당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강진 유배 기간 18년 중 10여 년 동안 생활하면서 『목민심서』, 『경세유표』, 『흠흠신서』 등 600여 권에 달하는 책을 써 조선조 후기 실학을 집대성한 곳이다. 다산초당에는 다산선생이 ‘丁石’이라는 글자를 직접 새긴 정석바위, 차를 끓이던 약수인 약천, 차를 끓였던 반석인 다조, 연못 가운데 조그만 산처럼 쌓아놓은 연지석가산 등 다산사경과 다산 선생이 시름을 달래던 장소에 세워진 천일각이라는 정자가 있다. 다산초당에서 백련사로 이어지는 오솔길은 다산 정약용 선생이 백련사의 명승 아암 혜장 선사를 만나기 위해 오가던 사색의 길이다. 길이는 800m이며 도보로 30분 정도 소요된다. 길 주변에는 동백나무와 차나무가 어우러져 있어 경관이 아름답고 경사도 완만하여 걷기 코스로 제격이다. 다산초당으로 올라가는 산길에는 소나무 뿌리가 지상으로 핏줄처럼 드러나 있어 강인한 나무의 생명 의지를 보여준다. 다산초당을 오르는 길에 만날 수 있는 인상 깊은 풍경이다.
바다와 어우러진 매력적인 섬 가우도
전라남도의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된 가우도는 강진에 있는 8개 섬 가운데 유일한 유인도다. 강진 대구면을 잇는 저두출렁다리(438m)와 도암면을 잇는 망호출렁다리(716m)에 연결되어 있으며 해안선을 따라 조성된 생태탐방로 ‘함께해(海)길‘(2.5km)은 산과 바다를 감상하며 걸을 수 있는 천혜의 트레킹 코스로 많은 관광객이 찾는다. 가우도 정상에 25m 높이로 조성된 청자타워에서는 강진만의 아름다운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하늘을 날아 활강하는 짚트랙은 짜릿한 스릴을 만끽할 수 있게 해준다. 가우도 복합낚시공원에서는 낚시, 제트보트나 요트 등 스릴 만점 레저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푸르른 차향이 가득한 강진다원
강진다원은 국내 제다 업계의 선두 주자인 ‘태평양다원’에서 운영하는 차밭으로, 면적이 무려 33.3ha에 이른다. 월출산 밑으로 넓게 펼쳐진 차밭의 정경이 장관이며, 부드러운 곡선과 푸르름이 돋보이는 차밭이 월출산의 솟아오른 바위들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월출산에는 큰 바위가 병풍처럼 둘러쳐져 산세가 뛰어나며 예로부터 산 주변의 여러 사찰에서 차나무를 재배해왔다. 다산 정약용은 월출산에서 나오는 차가 천하에서 두 번째로 좋은 차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강진다원은 취미로 다도를 즐기는 이들뿐 아니라 일반 나들이객들에게도 관광 명소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방문객들은 단지 관광이나 사진 촬영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윽한 차 향기에 취해 녹찻잎을 따보는 이색체험을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