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휴, 또 담배야?”
엄마 잔소리가 삼촌을 향해 화살처럼 날아갔다.
“에이, 뭘 또 그래. 내가 담배라도 피우지 않으면 무슨 재미로 살아?”
삼촌은 손을 내저으면서 대답했다. 내가 봐도 삼촌은 담배가 없으면 살 이유가 없을 만큼 담배를 사랑하는 백수다. 정확히 말하면 대학을 4번이나 떨어진 사수생이다.
엄마에게 매달 용돈을 타 쓰는 삼촌은 그 돈으로 담배를 산다. 엄마는 담뱃값만 아껴도 수능 교재 몇 권을 더 사서 풀 수 있을 거라고 했다. 그만큼 담뱃값은 비싸다.
학교를 마치고 나는 매일 떡볶이집으로 간다. 내가 가장 사랑하는 떡볶이를 하루도 먹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을 만큼 나는 떡볶이를 사랑한다. 그런데 떡볶이를 매일 사 먹다 보니까 용돈이 부족했다. 엄마에게 용돈을 달라고 했다.
“네 삼촌도 돈! 돈! 하는데, 너까지 돈타령이니? 엄마 돈 없어!”
삼촌을 향한 잔소리 불똥이 나한테까지 튀었다. 이건 모두 삼촌이 담배를 피워서 그런 거다. 몸에도 좋지 않은 담배를 끊지도 못하는 삼촌이 한심하게 느껴졌다.
삼촌은 저녁을 먹고 난 다음 또 슬그머니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나는 이때다 싶어서 삼촌을 따라 나갔다.
“삼촌은 담배가 인생의 전부야?”
삼촌 눈이 동그래졌다.
“삼촌은 뭐 할 때가 제일 싫어?”
삼촌 눈이 더 동그래졌다. 얼른 담배를 끈 삼촌이 담배 연기를 손으로 없애면서 대답했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운동하는 게 세상에서 제일 싫어.”
“아, 그래? 그럼 내일부터 나랑 아침에 운동하자!”
“뭐? 내가 왜?”
“그럼 엄마한테 삼촌 담배 하루에 몇 개씩 피웠는지, 다 이야기 할거야.”
삼촌 표정이 똥 씹은 것처럼 구겨졌다. 그리고 내 말을 제대로 듣지도 않고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따르릉, 따르릉.”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 새벽 6시였다. 하품이 쉴 새 없이 나왔고, 몸이 무거워 일어나기 싫었다. 그래도 삼촌의 금연을 위해서는 일어나야 했다. 삼촌을 깨웠다.
“삼촌, 운동 가자!”
“아함~ 싫어. 삼촌 잘 거야.”
삼촌은 눈을 제대로 뜨지 못했다. 나는 간지러움을 태우고, 차가운 얼음을 얼굴에 대고 하면서 겨우 깨웠다. 무거운 발걸음으로 동네 산책로를 걸었다.
한 바퀴 돌고 나니까, 처음보다 몸이 많이 가벼워졌다. 나는 달렸다. 삼촌도 나를 따라잡기 위해서 달렸지만 이내 숨이 찬지 벤치에 앉아 버렸다.
“으이그, 그거 봐봐! 담배를 피우니까 폐가 안 좋아져서 체력도 약해진 거야.”
그렇게 삼촌과 나의 운동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삼촌의 담배 피우는 습관은 하루아침에 사라지지 않았다. 그래도 나는 포기하지 않고 엄마보다 더 많은 잔소리를 했다.
사실 나는 삼촌 몰래 엄마랑 약속을 했다.
“삼촌이 금연에 성공하면 용돈 두 배로 올려 주는 거죠?”
“금연만 하면 두 배 아니라 세 배도 올려 줄게!”
나는 엄마 말에 신이 나서 삼촌 금연을 위해 새벽마다 일어나고 있는 중이다.
내가 조금만 노력하면 삼촌은 금방 금연에 성공할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 내 의지보다 삼촌 의지가 더 중요했던 거다. 나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서 내 마음을 담은 시를 적었다.
[삼촌의 금연]
삼촌의 담배 연기는 내 용돈을 사라지게 하고 내가 사랑하는 떡볶이와 헤어지게 만들었다.
삼촌이 좋아서 피우는 담배 때문에 삼촌 건강에 빨간불이 켜지고 내 인생에는 눈물 스위치가 켜졌다.
내 시를 읽은 삼촌 눈에 눈물이 차올랐다.
“서원아, 미안해. 나도 끊고 싶은데, 쉽지가 않네. 귀찮기도 하고 꼭 끊어야 되나 싶기도 하고. 하지만 네가 써 준 시를 보고 확실하게 마음을 잡았어. 나 담배 끊을 거야!”
“좋아, 삼촌! 나도 삼촌을 위해서 아침 운동 더 열심히 할게.”
우리는 서로 주먹을 쥐고 파이팅을 외쳤다.
삼촌은 한 달째 담배와 이별하고 있다. 대신 나는 떡볶이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이참에 나도 떡볶이를 조금 줄일 생각이다. 중독이라는 것이 얼마나 무서운지 삼촌을 보면서 알았기 때문이다. 아침 운동 때문에 나는 학교 운동회 달리기 선수가 되었다. 그리고 삼촌은 드디어 대학에 합격했다.
금연이 가져다준 행복은 우리 가족을 웃게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