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따라잡기

하루는 빵을 만들고 또 다른 날에는 글쓰기 수업을 듣고 그다음 날에는 도자기 수업을 듣는다. 요즘 젊은 세대들은 이처럼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는 원데이 클래스를 통해 직접 체험해본다. 가볍게 배우고 결과물로 만족한다. 더 관심이 가는 분야는 창업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원데이 클래스에 대해 알아보자.

구승준 번역가·칼럼니스트

‘원데이 클래스’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루 몇 시간 동안 일회성으로 자신이 관심 있는 강좌나 체험활동을 직접 선택해서 배울 수 있는 강의를 말한다. 원데이 클래스가 인기를 끄는 가장 큰 요인은 ‘1인 가구 증가’에 있다. 2021년 8월 통계청의 ‘2020 인구주택 총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664만 3,000명으로 전체 가구의 31.7%를 차지했다. 2019년보다 무려 8.1%나 증가한 수치다. 특히 20대 1인 가구는 전년 대비 13.3%가 늘었고, 30대도 80만 명이 증가했다. 전체 1인 가구에서 40세 미만이 차지하는 비중도 37%로 전년보다 높아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혼인율은 2012년 이후 계속 감소하고 있다. 혼인 건수가 사상 최대치였던 1996년에는 약 43만 건이었는데, 작년에는 21만 4000건에 그쳤다. 김윤태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부모 지원 없이 젊은 세대의 능력으로 집을 마련하는 게 쉽지 않기 때문에 결혼하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고 말한다.

혼자 사는 데다 시간도 더 많아졌다. 2018년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초과할 수 없게 됐다. 또 베이비부머 세대의 자녀인 에코 세대부터는 삶의 기조가 이전과는 다르다. 6·25 세대나 베이비부머 세대는 자식교육을 위해 최대한 절약하고 부모도 봉양해야 했다. 그러나 에코 세대 이후부터는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그를 위해 소비한다. ‘욜로(YOLO, You Only Live Once)’의 가치관에서는 ‘지금’·‘당장’·‘현재’ 자신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시간과 돈을 쓴다. 당연히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

MZ세대의 특징이 원데이 클래스를 만나 시너지를 내고 있기도 하다.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Z세대를 함께 일컫는 용어다. 여러 조사에 따르면 원데이 클래스 플랫폼의 주 이용자는 MZ세대인 2030세대가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MZ세대는 최신 트렌드를 중시하고 집단적인 경험을 따라 하기보다는 남과는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특징을 지닌다. 빠른 시간에 재미있게 즐기며 자신의 경험치를 쌓을 수 있는 원데이 클래스는 MZ세대인 2030과 궁합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 물론 원데이 클래스가 2030세대만의 전유물은 아니고, 다른 연령층도 이를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2030세대가 그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음은 틀림없다.

코로나19는 원데이 클래스 인기에 본격적으로 불길을 지폈다. 주요한 원인 중 하나는 바이러스 검역과 자가격리로 인해 해외여행 길이 막혔고 모임도 여의치 않아졌다는 것이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가장 큰 여가 활용이 여행이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19년 해외출국자는 약 2,871만 명이다. 통계청의 ‘2020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15~64세 생산연령인구가 약 3,573만 명이므로 이는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이전만 하더라도 추석, 설날, 연휴의 해외 인기 여행지 비행기표는 최소한 6개월 전에 예약해야 했다. 젊은 세대들은 자투리 시간도 쪼개서 여행을 가기 때문에 1박 2일, 2박 3일 해외여행 상품도 많았다. 2019년 이전만 해도 금요일 저녁이면 해외로 나가는 공항이 혼잡해서 몇 시간씩 기다려 출국 수속을 했다. 이젠 퇴근 후에 삼삼오오 모여서 술잔을 기울이거나 노래방을 가기도 어렵다. 퇴근을 하거나 주말이 되면 ‘집콕’ 신세가 되는데, 밤은 길다. TV만 보고 있자니 혼자 도태되는 것 같다. 뭔가를 배우며 스트레스도 풀고 자기개발을 하는 사람들이 늘 수밖에 없다.

원데이 클래스, 이래서 좋다!

원데이 클래스는 많은 장점을 지니고 있다. 우선 학원이나 전문교육기관에 비해 비용이 싸다. 예를 들어 요리학원에서 양식을 배우려고 한다면 한 달에 대략 40만~70만 원의 비용을 내야 한다.

하지만 원데이 클래스에서는 요리 한두 가지를 1만~10만 원 정도만 내면 배울 수 있다. 학원에서는 강의 품질이 나빠 환불을 하고 싶어도 쉽지 않으나 원데이 클래스는 일회성이니 부담이 없다. 기껏해야 몇만 원만 날릴 뿐이다.

동호회 등에 가입해도 취미생활을 할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인간 관계를 잘 맺지 않으면 제대로 활동하기 어렵다. 시간을 꽤 많이 할애해야 하고, 모임 참가율도 좋아야 한다. 만약 ‘고수’나 운영진의 심기를 거스르면 은근히 따돌림을 당하거나 모임에서 퇴출당할 수도 있다. 가뜩이나 시간이 모자란 직장인에게 동호회 활동은 즐거운 취미생활이 아니라 오히려 고역이 될 수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방역으로 인해 모임 자체가 쉽지 않다.

집 근처 학원에서 개설되지 않는 다양한 과목을 수강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찾아보면 흔치 않지만 꽤 흥미로운 원데이 클래스들이 있다. 이를테면 목공예를 이용해 스피커를 만드는 수업도 있고, 3D펜으로 미술품을 만드는 수업도 있다. 고체향수를 이용해 액세서리 만들기 등은 집 근처 학원에서 접하기 어려운 수업이다.

원데이 클래스는 데이트코스로도 좋다. 연인들이 취미를 함께 즐기면서 추억을 쌓을 수 있다. 연인들이 매번 카페나 영화관에서 시간을 보내면 지겨울 수도 있다. 특히 시간을 헛되이 쓰지 않으며 자기개발을 하고 싶은 연인들은 원데이 클래스를 반긴다. 사귄지 얼마 되지 않아 서먹서먹한 커플은 함께 클래스를 들으며 가까워질 수도 있다. 실제로 주류를 제공하여 연인들의 친밀감이 배가 되도록 돕는 클래스도 있다.

원데이 클래스는 접근하기도 쉽다. 앱이나 인스타그램, 오픈 카카오톡, 블로그 등 다양한 경로로 무수히 많은 원데이 클래스를 접할 수 있으며 자신에게 맞는 시간대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부담 없이 내가 원하는 취미를 선택해 몇 시간 동안 해볼 수 있다. 마음에 든다면 본격적으로 몰입할 수 있고, 나와 맞지 않다면 다른 취미를 고르면 된다. 특히 코로나19가 창궐한 이후에는 다양한 온라인 클래스가 개설되고 있으므로 집에서도 수강할 수 있다.

어떤 클래스가 인기일까?

올해 5월 트렌드모니터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원데이 클래스가 인기 있는 이유로 다섯 가지가 꼽혔다. 색다른 경험을 하고 싶으며, 삶에 활력소가 되고, 전문적으로 배우기는 시간적 여유가 없으며, 나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고,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서라고 한다.

플랫폼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가장 인기 있는 클래스는 재테크 분야다. ‘부동산 투자’, ‘주식’, ‘암호화폐’, ‘재테크 상식’, ‘창업’ 등이 꾸준히 순위를 다투고 있다. ‘영어’, ‘엑셀’, ‘일러스트레이션’, ‘마케팅’, ‘프레젠테이션’ 등 직장인의 실무 역시 인기 클래스다. 최근 한 직장에서 얻는 수입에 그치지 않고 여러 일을 동시에 하는 ‘N잡’ 강의도 제법 많다.

공예나 미술 관련 클래스도 인기를 끌고 있다. NHN데이터가 올해 7월 발표한 빅데이터 분석 보고서 ‘인사이트 리포트’에서 취미 관련 단어와 조합돼 유입된 키워드 7만여 건을 분석한 결과 ‘비즈공예’ 키워드가 가장 많았다. ‘미술, 드리잉’과 ‘마카롱, 베이킹, 디저트’ 키워드 유입도 최근 1년간 상위권을 지키고 있다.

여성들을 위한 ‘뷰티’나 ‘스타일’ 관련 클래스도 꾸준히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요리’는 늘 빠지지 않는 단골 메뉴다. 그 밖에도 ‘도자기’, ‘꽃꽂이’, ‘수제비누’, ‘가죽공예’ 등도 높은 순위에 오르는 클래스다. ‘다이어트’, ‘요가’ 등 운동 관련 클래스도 인기가 꾸준하다.

어떻게 시작할까?

코로나19 이전만 해도 ‘소모임’, ‘숨고’ 등 앱을 통해 연결된 강사를 오프라인에서 직접 만나 취미를 배우는 플랫폼이 대세였다.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을 통해 대면으로 만나 여행을 가거나 오프라인에서 체험활동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제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비대면을 강조하는 분위기 때문에 온라인 클래스가 주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앱을 통해 플랫폼에 가입하고 강의를 듣는 것이 가장 쉽고도 빠른 길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는 ‘클래스101’이 있다. 100만 명 이상이 내려받은 이 앱에서는 거의 모든 부문의 클래스를 찾을 수 있다. 다음으로는 ‘탈잉’이 있는데 역시 방대한 클래스를 지니고 있다. ‘프립’은 원래 야외활동을 위주로 하였으나 최근에는 비대면 클래스도 획기적으로 늘리고 있다. 규모는 좀 작지만 ‘솜씨당’에서도 다양한 온라인 클래스가 있는데, 이름에서 드러나듯 주로 공예와 미술, 음식 관련 콘텐츠가 많다. 원래는 ‘소셜살롱’을 표방하고 소모임 위주로 활동하던 ‘문토’에도 온라인 클래스가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찾을 수도 있다. 다양한 작가, 강사 등이 인스타그램을 통해 수강인원을 모집한다. 각 지자체에서 원데이 클래스를 운영하기도 하며, 요리학원이나 요가학원 등 학원에서도 원데이 클래스 형식으로 1회성 수업을 열기도 한다. 블로그나 사이트 등을 잘 찾아보면 앱을 통하지 않고 원데이 클래스를 광고하는 강사를 만날 수도 있다.

주의할 점도 있다. 해당 클래스가 오프라인에 맞는지 온라인에 맞는지 잘 판단해야 한다. 주식 강의는 온라인으로도 가능하지만, 보컬 레슨이나 춤 강습, 매우 섬세한 공예는 화면으로만 배울 수는 없다. 또 강의를 듣기 전에 후기를 매우 꼼꼼하게 봐야 한다. 업체 측에서 나열한 좋은 평가만 보지 말고 뒤쪽에 숨어 있는 나쁜 평가도 반드시 보고 자신에게 맞을지 판단하는 게 낫다.